해야지 하면서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다 보니 어느새 1년 반이 지난 해석(…)
FF13-2 안 나왔으면 언제까지 미뤘을지 모른다, 으하하하-ㅂ-;;
어쨌든 다시 해석해 보니 이게 또 재미있어서 열심히 하고 있다.
남은 책 페이지도 많지 않으니 후딱 해서 최대한 빨리 끝내야지.
그런데 해석하다 보니 FF13 본편 내용을 꽤 많이 잊어버렸다는 걸 깨달아서 이거 다 끝나면 다시 재플레이 해야 하나 생각 중이다( ”)
본편에서 리그디와 라이트닝이 만났을 때 서로 아는 척을 했던가-_-a
이 소설 해석 퍼가지 말 것.
일어 원문을 무슨 수를 써서 구해서 퍼뜨리든, 따로 해석을 해서 뿌리든, 그건 내 알 바 아니지만, 내가 해석한 내 해석본은 퍼가지 마시오.
링크는 마음대로-_-)~
n[#M_「FINAL FANTASY XIII Episode Zero -Promise- SEARCH②」|가리기|n
n「거래……라. 나도 어지간히 사람이 좋다니까」
리그디는 보덤 역에서 쇼핑몰로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쪽에 이익이 없는 거래이다.
팡은 자신을 「망가진 르씨」라고 했으나, 설령 그렇지 않다 해도 간단히 입을 열 여자는 아니리라. 아마도 그녀로부터 얻을 수 있는 펄스(下界)의 정보는 제로이리라. 다만, 그녀들이 PSICOM(사이콤)에 잡히면 곤란한 것은 사실이기에 전적으로 봉사활동도 아니지만.
게다가 아군으로 삼을 수 있다면 곧바로 전력이 될 것은 틀림없다. 전투능력이 높은 것은 제압한 순간 느꼈으나, 훈련용 시뮬레이터를 시켜 보고 더욱 놀랐다. 가만히 기다리는 것은 따분할 것 같아 트레이닝룸으로 데려가 본 적이 있다.
훈련과 실전에서는 다르다고는 하지만, 팡은 처음으로 다루는 기계로 갑자기 고득점을 냈다. 과연, 모르는 곳에서 군대에 포위되어서도 도망칠 수 있을만했다.
전투능력이 높은 것도 그렇지만, 그녀는 기가 막히게 운이 좋았다. 에우리데로 가는 승차권을 사는 데에 쓴 ID카드는 부정하게 수정되어 있었는데, 그 수정은 우연의 산물이라고 한다.
게다가 플랜트의 비상선을 돌파하는 데에 사용한 에어바이크. 이것 또한 우연히도 시동이 걸린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적당히 만졌더니 움직였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아마도 에어바이크의 주인은 금세 돌아올 생각으로 시동을 건 채 방치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직후 PSICOM에 의해 플랜트는 봉쇄되었다. 에어바이크의 주인은 돌아오려야 돌아올 수 없게 되었으리라.
그리고 팡은 코쿤에서는 극히 드문 올빼미를 3번이나 목격했다고 한다. 「사람 얼굴과 닮은 새」이며 맹금류의 다리를 지녔다면 올빼미가 틀림없다.
올빼미는 도감에서밖에 볼 수 없다고까지 하며 리그디 자신도 실물을 본 것은 단 한 번뿐이다. 그 올빼미를 며칠 사이에 3번. 역시 기적 같은 운을 지닌 사람은 다르다.
팡의 동료도 PSICOM의 눈을 피해 빠져나가 지금도 계속해서 도망치고 있다. 기병대의 백업이 전혀 없음에도. 어떤 의미로는 팡보다도 운이 좋다. 어쩌면 펄스의 르씨는 모두 남달리 강한 운의 소유자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그렇고, 어디부터 찾아야 하려나……」
불꽃놀이 대회를 며칠 후로 앞두고 이곳 보덤에는 코쿤 각지에서 관광객이 모여들었다. 닥치는 대로 찾아도 시간과 노력을 낭비할 뿐이리라.
그리 멀리까지는 안 갔을 것이라고 팡은 말했다. 어지간한 일이 없는 한 그녀는 보덤 어딘가에 있다고 한다. 문제는 리그디 자신이 보덤 지리에 어둡다는 것이었다.
결국 닥치는 대로 찾을 수밖에 없나, 라고 생각했을 때였다. 리그디 대위님, 하고 부르는 목소리에 뒤돌아보니 보덤 치안연대 하사관이 있었다. 그저께 검문을 하던 때 잠시 이야기를 나눈 상대였다.
「그러니까……파론 중사였던가?」
옛, 하고 경례하는 모습은 교본처럼 깍듯하다. 움직임에 군더더기가 전혀 없었다. 이런 타입은 격투전을 시키면 아주 강하다. 선행 지급된 군도(軍刀)를 소지하고 있는 것에서 상당한 역량의 소유자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서 있는 모습에서만도 그것이 엿보였다.
「딱딱한 인사는 됐다. 편하게 있도록」
그때 깨달았다. 자기가 지리에 어둡다면 현지 사람에게 물어보면 된다.
「젊은 사람이 모이는 가게나 장소, 그렇군, 개인 집이라도 괜찮다. 그런 곳을 가르쳐 줄 수 없을까」
젊은 여자인 수상한 인물이라는 정보는 아직 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팡의 동료는 한눈에 외부인이라는 것을 들키지 않도록 같은 연배 주민들 속으로 섞여들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역시 에우리데 사고 관련입니까?」
파론 중사의 눈이 빛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격투전에 강한 타입은 반사신경이 날카롭기 때문인지 대체로 눈치가 빠르다.
「역시라니, 그런 소문이라도 있나?」
반대로 이쪽에서 떠본다. 사고로 알려진 에우리데 사건이 파괴공작인 것은 숨겨져 있다. 과연 현장의 병사들이 어느 정도 눈치를 챘을까.
「소문이랄 정도까지는 아닙니다만」
「호오?」
「수상한 인물은 체포하라. 저희가 받은 명령은 그뿐입니다. 다만, 겨우 그것뿐인 것치고는 PSICOM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것도 에우리데 사고 직후부터. 뭔가 있다고 의심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지요」
말투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하듯 하지만, 파론 중사가 이쪽의 반응을 살피고 있는 것은 명백했다.
「과연. 뭐, 높으신 분들의 생각은 우리 말단이 알 수 없으니 말이야」
「겸손이시군요. 기병대의 리그디 대위님 정도의 분이 말단이라니요」
알아챘다고 느꼈다. 상관을 추켜세우는 말을 하면서도 그녀의 안광이 한층 날카로워졌다. 리그디가 진상을 알고 있다고 확신한 눈이었다. 위험하다. 이 이상 서로를 떠보았다가는 이쪽이 무덤을 팔지도 모른다.
「아니, 아니. 나야 뛰어다니며 심부름이나 하는 몸이지. 오늘도 아는 사람 부탁으로 사람을 찾는 중이야」
과장되게 어깨를 움츠려 보인다. 물론 파론 중사가 그것을 곧이들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런 타입은 날카로운 만큼 물러설 때도 잘 아는 법이다.
「보덤 지리에는 어두워서 찾다 지쳐 있던 참이야. 좋을 때에 만났다니까」
예상대로 파론 중사는 그 이상 에우리데 건을 물고 늘어지지 않았다.
「식별번호를 알면 정찰 담당에게 그 내용을 전해 두겠습니다」
「아니, 사정이 좀 있다. 표면화하고 싶지 않아」
가출 소녀라서, 라고 덧붙이자 파론 중사는 납득한 듯이 끄덕였다.
「여자로군요. 보덤에는 여러 번?」
「아니. 그쪽도 지리를 전혀 몰라. 먼 곳에서 와서」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그 먼 곳이 파론 중사의 상상 이상으로 멀 뿐.
「무언가 특징은 있습니까?」
「머리를 양 갈래로 묶었다. 잘 웃고 잘 우는 아이인 듯해. 낯가림은 안 한다」
「어린아이입니까?」
「아니, 17, 8……」
거기까지 말하다 리그디는 쓴웃음 지었다.
「낯가림이네, 잘 우네 하면 보통은 어린아이를 연상하는 게 당연하겠지」
「아니오, 기분은 잘 압니다. 저도 비슷한 정도의 여동생이 있습니다」
부드러운 미소가 파론 중사의 입가에 떠올랐다. 동료에 대해 이야기할 때의 팡과 같은 표정이었다.
「그리고 가축 돌보기……아니, 동물 돌보기를 좋아한대. 보덤에 어딘가 동물을 만질 수 있는 곳이 있나?」
「펫샵 정도밖에 없겠군요」
「그건 좀 아닌가」
동물과 접촉할 수 있는 곳이라면 코쿤에서는 노틸러스 파크 정도밖에 없다. 무엇보다 도주 중에 태평하게 동물과 놀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이 내용은 빼도 문제없으리라.
「동물은 없지만 젊은 사람의 아지트인 카페가……」
「카페?」
「예. 바로 근처 해변에. 동네 단골도 있고 관광객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안 갑니다만」
기분 탓인가, 파론 중사의 표정이 딱딱하다. 그 가게에 그다지 좋은 인상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안 가는 것에 비해 잘 아는군. 역시 현지 치안연대야」
「아, 아니요……. 동생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과연. 그럼 흘러들어 가 있을 가능성은 크군」
조건으로는 딱 맞다. 외지인이라도 눈에 띄지 않고 같은 연배의 손님이 많다. 게다가 현지 단골이 있다면 그 중의 누군가와 친해져서 그 집에서 자는 것도 있을 법하다.
「당장 가 보도록 하지. 큰 도움이 됐다」
변함없이 훌륭한 자세로 경례하고는 파론 중사는 떠났다.
알려준 가게는 파론 중사의 말대로 현지 손님과 관광객으로 혼잡했다. 손님층도 젊다. 다만, 목적한 얼굴을 찾을 수는 없었다.
「어서 오십시오. 죄송합니다, 테이블은 만석이에요. 카운터는 비었습니다」
그 파란 머리카락의 점원은 낯이 익었다. 그저께 검문에 걸려 결국 소지품을 조사받은 남자다. 애지중지 끌어안고 있던 종이 봉투가 PSICOM 병사의 눈길을 끌고만 듯하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내용물은 별다를 것 없는 옷이었다.
「손님, 주문은?」
카운터에 앉자마자 밝은 목소리가 날아온다. 카운터 안에서 부지런히 쉐이커를 흔들던 것은 체구가 작은 여성이었다. 팡과 같은 검은 머리였으나, 눈매에 애교가 있기 때문인지 인상이 상당히 부드럽다.
「그러고 보니 배가 고프군. 적당히 만들어 줘」
「싫어하는 거 있어?」
딱히 없다고 대답하자 여자는 생긋 웃었다. 작은 냄비를 불에 올리고 프라이팬을 흔드는 동작은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을 정도로 경쾌하다. 그 사이에 음료수를 만들고 과일을 얇게 썰고, 그 손은 쉴 줄을 모른다.
「스노우씨! 어라? 스노우씨는?」
카운터에 박치기라도 할 기세로 뛰어들어온 것은 16, 7 정도의 소년이었다. 기계 만기기가 취미인지 희미하게 기계 기름 냄새가 난다.
「가게 안에서 뛰지 마」
「알고 있다고요. 그런데 레브로. 스노우씨는……」
레브로 라는 것이 여자의 이름인 듯하다. 소년과의 대화는 마치 어머니와 아들 같다. 실제 나이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세라와 약속이 있다고 나갔어. 한발 늦었네. 그보다 도와줘, 마키. 뒤에서 야채 좀 갖다 줘」
엑- 하고 불만스러운 듯한 소리를 내면서도 마키라 불린 소년은 우향우를 하고 나갔다.
다시 가게 안을 둘러보았으나, 팡의 동료는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도주 중으로 보이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모두가 태평한 표정으로 왁자지껄하게 웃고 떠들고 있다.
PSICOM의 정보조작은 완벽하구나, 라고 생각한다. 에우리데는 보덤 코앞이건만 누구 한 사람도 위기감을 느끼는 기미는 없었다.
현장의 병사들도 에우리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막연히 눈치채기는 했어도 진상은 모른다. 파론 중사처럼 눈치가 빠른 사람은 PSICOM이 움직인 의미에 짚이는 바가 있는 듯하지만, 그래도 진상을 알 수는 없으리라…….
「손님, 누구 기다려?」
질문에 정신을 차린다. 가게 안을 둘러보고 있었기에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 것이리라. 아니, 라고 리그디는 머리를 흔들었다.
「사람을 찾고 있어. 17, 8 정도의 여자아이가 여기에 안 왔나?」
「그 정도의 아이는 1시간에 3명은 오는걸. 다른 특징은 없어?」
「머리를 양 갈래로 묶었어」
이쯤에서, 하고 리그디는 양쪽 귀 바로 아래에 주먹을 갖다 댄다.
「그것뿐?」
「양손에 팔찌. 가는 것을 여러 개씩. 목걸이도 했던가」
「아마 여기에는 안 온 것 같은데. 그 아이, 손님의 애인? 그건 아닌가. 17, 8이라고 했지. 딸이야?」
「이봐, 이봐」
「농담이야. 그러니까, 머리를 양 갈래로 묶고 팔찌와 목걸이를 주렁주렁 건 17, 8인 아이, 였던가?」
접객업인 만큼 기억력은 좋은 듯하다. 리그디가 말한 특징을 확실히 되뇐다.
「잘 웃는 밝은 아이라고 하더군. 좀 덜렁대는 구석도 있다던가. 참견하기 좋아하고 착하다고……」
「으-음. 그것은 별다른 실마리가 못 되겠어」
「그건 그렇지」
처음으로 오는 가게에서 팡이 말한 대로 「깔깔대며 웃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고, 모르는 곳에서는 참견을 하기보다는 받는 쪽이리라. 「울보」를 덧붙이는 것을 잊었으나, 이것 또한 실마리로는 부족하다.
「만약 발견하면 이쪽이 찾고 있는 것을 그녀에게 들키지 않도록 몰래 연락해 주지 않겠어?」
「들키지 않도록? 그게 뭐야. 완전히 수상한데」
「아니, 가출 소녀야. 어설프게 자극해서 더 멀리 도망치면 성가셔져. 그녀의 부모님께는 신세를 졌거든」
레브로는 미심쩍은 눈으로 리그디를 바라보았지만, 뭐, 상관없나, 라고 말했다.
「알았어. 비슷한 아이가 오면 연락해 줄게」
「고마워. 은혜는 잊지 않을게」
「연락처 적어 줘. 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요리가 담긴 접시가 눈앞에 놓였다. 이렇게 이야기하면서도 손은 확실히 움직이다니 대단하다.
「그렇지만 이상한 짓 했다가는 그 자리에서 내쫓아 버릴 거야. 여기에는 군대보다 강한 사람이 잔뜩 있으니까」
정말로 군대보다 강할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소동을 일으키는 것은 피하고 싶다. 무언가 팡의 소지품이라도 갖고 다녀야 할까. 암호 같은 것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리그디는 돌아가면 팡과 의논해 보기로 생각하면서 요리를 입으로 옮겼다.
예상외로 맛있는 요리를 먹은 것이 이날의 유일한 수확이 되고 말았다. 카페를 뒤로한 후 쇼핑몰과 산책로를 뒤지고 다녔으나, 허탕으로 끝났다.
「못 찾았나 보군. 그 얼굴은」
린드블룸으로 돌아와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팡은 과장된 몸짓으로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어디 짚이는 곳은 없나? 그녀가 갈 법한 장소라든가」
「그런 곳은 진작에 찾아봤어」
「그건 그렇겠군」
짚이는 곳을 찾아보았지만, 그래도 못 찾았기에 팡은 거리를 방황하고 있던 것이다. 아마도 필사적이었으리라, 등 뒤에서 다가가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아아, 어쩌면」
팡이 갑자기 무릎을 쳤다.
「바다나 숲 속일지도 모르겠어」
「바다에 숲? 그건 또 왜?」
「먹을 거. 일단 카드는 갖고 있었지만, 그 녀석, 주의 깊으니까」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거나 새를 잡아 식량으로 삼았다는 말을 듣고 리그디는 기겁을 했다.
「놀랄 일이야?」
「아니, 바다에 들어가서 물고기를 잡다니……」
「자기가 먹을 것 정도도 스스로 조달 못 해서 어쩌려고?」
펄스의 르씨는 강한 운뿐만 아니라 상당히 강인한 듯하다.
「그 녀석, 요리도 좋아해. 이것저것 마음대로 집어넣어서 가끔 엄청난 것을 만들기는 하지만」
무언가 기억해 냈는지, 팡이 쿡쿡 웃는다. 보덤에서 본 파론 중사의 미소가 그것과 겹쳐졌다. 팡에게 그 「동료」는 동생 같은 것이리라.
「동료를 찾으면 펄스의 요리를 먹게 해 줘. 단, 소금 간은 싱겁게」
코쿤의 식사는 펄스 사람에게 싱거운지, 팡은 언제나 엄청난 양의 소금을 추가했다.
「환자식을 만들라고 해 주지」
팡이 히죽 웃은 후 기습적으로 말했다.
「왜 레인즈 같은 녀석과 함께 있지?」
「내가 묻고 싶군. 왜 엉뚱하게 그런 것을 묻지? 의표를 찌르면 쉽게 말할 줄 알았나?」
그것도 있지만, 하고 팡이 눈썹을 찌푸렸다.
「그 레인즈라는 녀석,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어서」
「성부군 중진이니 당연하지. 수천 명 규모의 부대를 이끄는 사령관이 생각을 쉽게 읽혀서는 곤란해」
「그 녀석, 그렇게 대단해?」
한눈에 준장이 거물이라는 것을 꿰뚫어보지 못하다니 당신 눈도 별것 아니라고 말하려 했으나, 생각을 고쳤다. 적어도 팡은 레인즈를 「보통이 아니다」라고 알아챘다.
「그 녀석, 준장이었던가? 그리고 당신은 대위였지. 그게 얼마나 달라?」
「대위는 위관이고 준장은 장관이지. 준장은 장관 계급에서는 가장 아래이지만, 장관과 위관 사이에는 영관이라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대령, 중령, 소령이지. 그러니까 계급으로는 준장과 대위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위관? 영관? 그게 뭐야」
「말하자면, 준장님은 대단하다고」
하나도 모르겠네, 라며 팡은 얼굴을 찌푸렸다. 리그디는 그 모습이 재미있어 일부러 설명을 계속한다.
「장관, 영관, 위관 통틀어서 사관인데, 그 아래에 하사관이라는 것이 있어서 상사에 중사에 하사에……」
「아-, 이제 됐어!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아」
팡은 머리를 움켜쥐고 큰 한숨을 내쉬었다.
「코쿤의 군대는 복잡하군. 뭐가 재미있다고 그런 것을 만드는지」
「별로 재미있어서 만드는 것은 아닌데」
팡은 이제까지 펄스에 대해 전혀 이야기하려 하지 않았으나 군대가 없는 것만은 알았다.
「확실히 계급이네 규율이네 하는 것은 귀찮지」
리그디 자신은 경직된 군 조직과 형식적인 규율이 지긋지긋해서 한때는 퇴역을 생각했다.
비공정을 조종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사관학교에 입학한 리그디이다. 졸업 후 그대로 군에 들어왔지만, 군인이 되고 싶던 것은 아니다. 비공정 조종이라는 그 한 가지를 제외하면 군에는 아무 미련도 없었다.
레인즈가 기병대에 오지 않겠느냐고 권유한 것은 그 직전 일이었다. 연령면으로는 큰 차이가 없건만 준장에까지 올라간 사내이다. 낙오 군인인 자신과는 접점이 거의 없는 상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대충 흘려들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어느새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대충 흘려들을 수 없게 되었다. 그의 「이상」과 「뜻」에 공감한 것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이 탁상공론으로 끝나지 않은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 사람 아래에 있으면 군에 몸을 두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귀찮은 것을 알면서도 레인즈와 함께 있어? 더 이해가 안 되는군. 정에 호소하던가?」
팡 자신은 결코 깊은 의미도 없이 던진 질문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답하는 사람에게는 위험한 질문이다. 답하기에 따라서는 필요 이상으로 속마음을 드러내기 쉽다.
「아쉽게도 나는 정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야」
「그럼 무엇으로 움직이지?」
「이치에 맞는지 아닌지일까」
「레인즈 밑에 있는 것은 이치에 맞는다는 뜻이로군」
「아아, 또 하나」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도 생각했다. 뭐, 상관없나. 패 한두 개 쯤이야. 숨겨 두어야 할 카드는 잘 알고 있다.
「승률이 가장 높은 인물이니까 걸어 봤지. 질 것이 뻔한 승부는 안 하는 주의라서」
「흐응……」
팡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기울였다.
「왜?」
「아니, 의외라서. 당신은 더 정이 두터운 타입이라고 생각했거든」
「그건 과대평가야」
「과대평가하지 않았어. 반대야. 금세 머리에 피가 쏠리는 열혈 바보라고 생각했어」
오해가 풀려서 다행이로군, 라고만 답하고 리그디는 방에서 나왔다. 팡 한 사람에게 매달려 있을 수도 없다.
바로 조금 전, PSICOM 암호통신을 방수(傍受) 해독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에우리데 봉쇄가 내일 해제되어 플랜트 견학이 재개된다고 한다. 여러 가지가 단번에 움직이기 시작하리라. 한시라도 빨리 팡의 동료를 찾아야 한다. 그녀가 PSICOM의 손에 떨어지기 전에.
리그디는 빠른 걸음으로 브리지로 향했다.
n
n 창문이 없는 것이 이다지도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줄 몰랐다. 팡은 좁은 방 안을 빙글빙글 돌아다녔다.
불안한 것은 창문 탓만이 아니다. 여기에 오고 이틀이 지났다. 에우리데에서 도주했을 때로부터 벌써 나흘째이다. 그런데 바닐라의 소식은 여전히 파악되지 않는다.
오늘도 리그디가 대신해서 보덤 주변을 수색하고 있으나, 팡의 초조감은 더할 따름이었다.
리그디도 레인즈도, 아니, 자기 이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바닐라에게 남겨진 시간이 한정된 것을.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바닐라의 낙인은 점점 진행된다. 빨리 기억을 되찾아서 사명을 완수해야 한다.
군 녀석들에게 잡힐 수는 없기에 여기 비공정 린드블룸에 머무는 것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 이상 시간을 헛되이 할 수는 없었다.
바깥은 위험할지도 모른다. 병사가 우글우글한 안으로 뛰어드는 것은 무모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저 기다리고 있는 것보다는 낫다. 팡은 문을 살며시 열고 통로를 살폈다.
이 시간대는 거주구 주변에 사람이 적다고 한다. 병사 대부분이 담당 구역에 있고 그 이외의 병사는 수면 중이라고 한다.
어제는 무료함을 달래려 방 밖으로 나오기는 했으나, 길을 잃고 말아 고생했다. 방 위치를 물어보려 해도 그 「누군가」가 아무 데도 없던 것이다. 결국, 1시간 가까이 헤매다가 간신히 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늘도 같았다. 다행히도 아무도 없어 팡은 달렸다. 여기에 올 때에 탄 소형선이 어딘가에 격납되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사용해 탈출하려 했다.
조종 방법은 모르지만, 에어바이크 때도 어떻게든 됐다. 이번에도 어떻게든 할 수 있다. 일단 타기만 하면.
그러나 달려도 달려도 가장 중요한 격납고로 갈 수 없었다. 어디로 가든 어째서인지 막다른 길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함내를 조사해 둘 걸 그랬다. 지루하다는 구실을 붙여 누군가에게 안내받아서. 리그디 이외의 사람은 팡이 레인즈의 손님인줄 알고 있는 듯하니 부탁하면 들어주었을 것이 틀림없다.
「틀렸군……」
또 막다른 길이었다. 팡은 금속제의 차가운 벽 앞에서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무엇을 틀렸다고?」
등 뒤에서 조용한 목소리가 들렸다. 레인즈다.
「마음대로 돌아다니면 곤란하기에 격벽을 일부 내려 두었네. 캐터펄트 주위 구획에는 락을 해제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
간파당했다. 팡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레인즈를 노려본다.
「군용 쾌속기나 소형정 조종은 시판 에어바이크처럼은 안 된다. 타기만 하면 어떻게든 되는 것이 아니니 말이야. 이 고도에서는 자네가 아무리 르씨라 해도 무사하지는 못할 걸세」
「알고 있어」
재빨리 주위를 둘러본다. 아무도 없다. 이 녀석 한 명 정도라면 어떻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쓰러뜨릴 수 없다 해도 얌전하게 만드는 정도라면…….
「자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 아니, 들려주고 싶은 것이 있네. 한 수 겨루고 싶다면 그다음으로 해 줄 수 없겠나」
「부하를 부를 시간 벌기냐? 그 수는 안 먹혀」
어쩔 수 없군, 하고 레인즈는 쓴웃음 짓고 군도(軍刀)를 칼집째 뽑았다.
「이것을 맡기겠다. 만약 부하가 오면 그것으로 나를 베든 인질로 삼든 좋을 대로 하게」
「어이……」
느닷없이 군도를 건네받은 팡은 당황했다.
「너는 바보냐!」
「글쎄. 그럴지도 모르지」
레인즈는 태연히 말하고 발길을 돌렸다. 따라와라, 하고 짧게 말하고 걷기 시작한다. 완전히 전의를 잃고 말았다. 팡은 칼집에 든 채인 군도를 움켜쥐고 그 뒤를 따랐다.
이틀 전과 같은 방이었다. 소형정에서부터 안대를 한 채 끌려온 그 방. 그러나 함내 구조에 익숙해졌는지 지금은 천장이 낮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무엇을 들려주고 싶다고?」
팡은 권유받은 의자에 털썩 앉아 군도를 만지작거렸다. 등 뒤에서 벨 마음은 없지만, 유일한 무기를 놓을 마음도 없다. 이상한 짓을 했다가는 당장에 베어 버릴 생각이었다.
레인즈가 입을 다문 채 책상 위의 기계를 조작했다. 지독히 거슬리는 노이즈가 울린 후, 그 대화는 갑작스레 시작되었다.
『……에우리데 봉쇄해제는 시기상조가 아니었습니까?』
『허나, 봉쇄가 장기화되면 시민의 불안이 심해진다. 그렇게 되면 르씨의 존재를 숨긴 의미가 없어진다』
젊은 남자의 목소리와 나이 먹은 남자의 목소리. 아니, 한쪽은 젊다고 할 정도로 젊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이게 뭐야?」
레인즈는 잠자코 들으라고 검지를 입술에 댄다. 잚은 남자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적어도 르씨를 포획할 때까지 검문만은……』
『이미 시민 사이에서는 에우리데 사건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봉쇄와 검문을 계속하면 더더욱 소문이 꼬리를 물게 된다』
말씀 중 죄송합니다만, 하고 이번에는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이틀 전, 레인즈가 무전으로 대화하던 여자다.
『정보라면 어떻게든 조작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인간은 자기가 듣고 싶은 것밖에 안 들으려고 한다는 말인가. 우민(愚民)이로군』
대체 이 노인은 누구인가. 상당한 지위가 있는 것은 추측할 수 있으나, 자기를 무슨 대단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는 것인가. 사람을 완전히 깔보는 이 말투는.
「성부대표 갈렌스 다이슬리. 그리고 PSICOM의 로쉬 중령과 나바트 중령이다」
기억났다. 저 여자의 이름은 나바트였다.
『하지만 조금 전 팔씨 에덴께 꾸중을 들었다. 진실을 숨기지 말라고. 내가 시민을 위해서 한 행동이 팔씨에게는 마음에 안 든 듯하더군』
『팔씨 에덴은 무어라 하셨습니까?』
『봉쇄 즉시 해제. 검문도 절대 안 된다. 시민의 생활을 평상시대로 돌려놓으라고 분부하셨다』
『무모합니다! 도주 중인 르씨는 어쩌란 말입니까! 포획은커녕 놈들의 행적조차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방치하면 놈들은 또 파괴공작을……』
『동감이다. 허나, 나는 어차피 가축 두목에 지나지 않으니 말이네. 팔씨의 뜻은 거스를 수 없다』
픽 하는 소리가 나고 시작되었을 때와 같이 갑작스레 대화가 끝났다.
「내통자가 도청 녹음한 것이다」
어쩐지 갑작스러웠던 것도 노이즈가 심했던 것도 도청된 대화이기 때문인가. 그건 그렇고, 아무리 대립 중인 상대라고 해도 도청까지 할줄은 몰랐다. 레인즈의 기병대와 PSICOM과의 대립은 상당히 뿌리가 깊은 듯하다.
「이것이 코쿤의 현재다. 성부대표 스스로 시민을 가축이라 부르지」
「성부대표라는 게 아까 영감이지? 그렇게 높아?」
레인즈는 불쾌하다는 듯이 끄덕였다.
「코쿤 사람 중에서 가장 큰 권력을 쥔 자가 팔씨의 말에 휘둘리고 있다. 그 성부에 복종하는 한 우리는 팔씨의 가축에 지나지 않는다」
「왜 이런 것을 일부러 들려주지? 안됐다는 말이라도 듣고 싶나?」
그러나 레인즈는 팡의 야유를 무시하고 담담히 말을 계속했다.
「자네는 잊었다고 했으나 펄스의 르씨가 코쿤에서 완수해야 할 사명이라면 하나겠지. 코쿤의 팔씨를 쓰러뜨린다」
「코쿤 그 자체의 파괴일 가능성도 있어」
「그건 과연 어떨까. 파괴할 뿐이라면 일부러 코쿤 내부에서 깨어날 필요는 없다」
확실히 자기들이 적지로 옮겨져 있던 것이 너무나 이상했다. 그것도 팔씨 아니마와 함께. 레인즈의 말대로 코쿤 그 자체가 아니라 코쿤 중핵 부분의 파괴가 사명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 가능성은 팡 자신도 생각했다.
「역시 자네들의 사명은 팔씨의 파괴라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겠지. 즉, 자네들은 팔씨를 쓰러뜨릴 힘이 있다. 우리에게는 애가 타도록 필요한 힘이다」
팔씨를 쓰러뜨릴 힘이 필요하다? 코쿤의 팔씨를 말인가.
「코쿤의 팔씨를 쓰러뜨릴 생각이냐? 당신, 코쿤의 군인이잖아」
「팔씨 에덴뿐만이 아니다. 그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는 성부도 쓰러뜨린다」
의심 없이 레인즈는 PSICOM과 나바트 등과 사이가 나쁜 줄 알았다.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듯한 말은 하지만 어차피 내분 종류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레인즈가 적대하던 것은 PSICOM이 아닌 성부. 즉, 레인즈가 하려는 것은 내부의 사소한 분쟁 따위가 아니라 쿠데타였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당신들 적이야」
「자네들도 우리도 코쿤의 팔씨를 적대하고 있네. 원래는 적이지만 충분히 동맹자가 될 수 있을 터이다」
레인즈의 눈은 진지했다. 그것은 그렇다. 장난으로 입 밖에 낼 수 있는 종류가 아니다.
「당신은 그래도 괜찮아? 펄스 르씨의 힘을 빌리면 당신은 코쿤의 배신자가 된다고」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는다」
겨우 수수께끼가 풀린 기분이었다. 이래저래 뒤에서 손을 써가면서까지 적인 자기들의 도주를 도와준 것은 평범한 수단으로는 이길 수 없는 상대와 맞서기 위해서였다.
「동료를 찾고 있다고 했지. 당신에게 협력할지 말지는 그다음이야」
「알고 있다. 우리는 전력을 다해 자네의 동료를 찾겠다. 그러니 지금은 경솔한 행동은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
「얌전히 있으라고? 언제까지?」
조건을 물어볼 마음이 생긴 것은 상대의 목적을 확실히 알았기 때문이다.
「다이슬리도 말했지만, 봉쇄도 검문도 해제되었네. PSICOM 부대도 일부는 보덤에 머무를지도 모르나 추적은 확실히 느슨해질 걸세」
사흘이다, 라고 레인즈는 손가락을 세우며 말했다.
「적어도 사흘 후까지는 견뎌주게」
「사흘 후에 무엇이 있는데?」
불꽃놀이 대회라는 말을 듣고 깨달았다. 몇 번이나 들은 이야기이다. 코쿤 각지에서 구경꾼이 몰려오는 대규모 불꽃놀이 대회가 있다고.
「당일 치안연대 병사는 모두 회장 경비에 동원된다. PSICOM도 눈에 띄게는 움직이지 못하겠지. 관광객에 섞여들면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사흘 정도라면 아직 괜찮으리라. 팡은 알았다며 끄덕였다.
「불꽃놀이 대회까지는 여기에 있어 주지. 단」
「단?」
「당신들에게 협력한다는 말은 보류야」
코쿤의 팔씨를 쓰러뜨리는 것이 사명이라면 레인즈와 손을 잡는 것은 이쪽에도 유리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시간 낭비가 되고 만다. 바닐라의 낙인이 살아 있는 이상, 적을 위해 낭비할 시간 따위는 손끝만큼도 없다. 기억이 돌아올 때까지 결론을 낼 수는 없었다.
「지금은 상관없다. 동료와 합류하면 다시 답변을 주게」
설령 바닐라를 찾는다 해도 사명과 기억이 돌아오지 않으면 대답할 마음은 없다. 하지만, 그것을 레인즈에게 말할 생각은 없었다._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