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FANTASY XIV 신생 2주년 기념 공개 공식 SS 창천비화 중 “벗과 용과”.
원문 http://jp.finalfantasyxiv.com/lodestone/special/2015/short_stories/
n[#M_「벗과 용과」 보기|닫기|이른 아침 비로 축축이 젖은 건초더미가 흰 연기를 뿜으며 타고 있다.
몇 번이고 연기를 마시고, 그때마다 숨이 막히면서도 소년은 필사적으로 달렸다. 무사하기를 빌며.
그러나 그 마음은 덧없이 산산이 조각났다. 간신히 도착한 자택 정원 앞에서 양친의 화상 입은 유해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남동생만은 무사하기를 바라는 희미한 희망조차 반쯤 무너진 집에 들어가자마자 무너지고 말았다. 그는 발견했다, 바닥에 쓰러진 그 모습을…….
소년은 동생 곁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었다. 상반신에는 상처 하나 없이 마치 자고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그러나 허물어진 대들보에 깔려 무참하게도 하반신이 짓눌렸다. 떨리는 손으로 동생의 눈처럼 흰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며, 소년은 폭포처럼 눈물을 흘리며, 그리고 저주했다.
고향 「팬델」을 습격한 사룡(邪竜) 「니드호그」를…… 양을 치러 나갔기에 오로지 홀로 살아남고만 자신의 운명을…….
「어이, 일어나! 살아있지!?」
남자 목소리에 이끌리듯이 에스티니안은 꿈에서 깨어났다.
「알베릭……?」
에스티니안은 부연 시야에 비친 남자의 모습을 알아차리고 반사적으로 자기 사부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아무래도 다른 사람이었던 듯하다.
「알베릭 공 말인가?
아무래도 아직 혼란스러운 듯하군. 이거라도 마시고 정신 차려」
양의 위장으로 만든 물통에 든 물을 억지로 마시고 간신히 에스티니안의 의식은 또렷해졌다. 땅에 쓰러져 있던 그 옆에 젊은 흑발 남자가 무릎을 꿇고 걱정스러운 듯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다.
나이는 자기와 비슷한…… 20대 전반이리라. 철회색 갑옷을 입은 것으로 보아 자기와 같은 신전기사단 일원임을 알았다.
그러나 이름을 모른다. 오로지 용을 쓰러뜨릴 힘을 얻으려 창술 수련에 몰두했던 에스티니안은 신전기사가 되고서도 다른 단원과 친해지지 않고 늘 고고한 존재로 있었다.
「미안하다, 폐를 끼쳤군……」
그렇게 말은 했지만, 다음 말이 이어지지 않는다.
「이런이런, 같은 부대인데도 이름도 기억 못 하는 건가?
내 이름은 아이메릭. 우리 둘 다 이 상황에서 용케 살아남았군」
에스티니안은 그 말을 듣고 주위를 보고는 숨을 삼켰다. 아직 불길이 남은 목초지에 10명이 넘는 기사가 쓰러져 있다. 강렬한 화염에 노출되었는지, 모두 피부가 타고 갑옷도 그을음투성이였다. 그 광경을 보고 그는 간신히 기억해냈다.
드래곤족 목격정보가 들어와서 이른 아침 부대 동료와 중앙저지로 들어와 에버레이크 주변의 초계임무를 맡은 것. 그리고 완만한 목초지에 들어왔을 때 바위 그늘에 잠복해 있던 대형 드래곤의 습격을 받아 브레스 화염에 휩싸인 것을. 과감하게 반격하여 어떻게든 창을 마구 내질러 격퇴한 것까지는 기억하지만, 아무래도 대량의 연기를 마셔서 쓰러지고만 듯하다.
그 꿈을 꾼 것도 목초가 타는 독특한 냄새 탓일까…….
그리 생각한 순간, 동료의 유해와 양친의 그림자가 겹쳐져 강렬한 증오가 마음 깊은 곳에서 치밀어올랐다. 양친의…… 동생의 원수인 드래곤족은 한 마리도 살려둘 수 없다.
「옛날부터 악운만은 강해서……」
일어선 에스티니안은 현기증을 느끼면서도 아군의 유해에서 한 자루의 창을 거머쥐고 걷기 시작했다.
「어이, 황도로 돌아가려면 반대쪽이라고?」
아이메릭이라고 이름을 댄 흑발 기사가 당황한 기색으로 불러세운다.
「모처럼 목숨을 건졌으니 너는 황도로 돌아가…….
나는 놈을 반드시 끝장내겠어」
「홀로 드래곤을 쓰러뜨리겠다고? 무모해!
무엇보다 추격하려 해도 우리를 습격한 드래곤이 어디로 갔는지조차 모른다고?」
에스티니안은 돌아보며 씩 웃는다.
「정신을 잃기 전, 내가 놈의 배때기에 창을 찔러넣어 줬거든.
보라고, 목초지에 점점이 남은 핏자국을…… 이것을 따라가면 따라잡을 수 있을 거다」
그것만을 말하고 에스티니안은 다시 홀로 걷기 시작했다. 동생의 꿈을 꾸게 해 준 사례는 반드시 돌려주어야 한다.
몇 시간에 걸친 추적 끝에 에스티니안은 드디어 사냥감을 찾아냈다.
상처 입은 드래곤은 몸을 숨기기 위해 깊은 골짜기의 동굴로 도망친 듯하다.
「이쪽 체력에도 여유가 없어서 말이지…… 단숨에 결판내겠다!」
자기 마음을 북돋우기 위해 중얼거린 후, 에스티니안은 창을 거머쥐고 질주했다. 드래곤이 습격자를 깨닫고 머리를 들었을 때는 간격이 충분히 좁혀져 있었다.
드래곤이 화염 브레스를 내뿜음과 동시에 품으로 뛰어들어 몸을 뒤틀며 창을 내지른다.
전신강(戦神鋼) 창끝이 드래곤의 날개막을 찢는다.
고막을 찢을 듯한 포효가 동굴 안에 울려 퍼진다.
「크크크…… 이제 더는 날아서 도망가지 못한다.
애초에 이 좁은 동굴 안에서는 자유롭게 날아다니지도 못하겠지만 말이야!」
그러나 자랑스러운 날개를 상처 입어 미쳐 날뛰는 드래곤에게 원래부터 도망칠 뜻은 없던 듯하다.
고통과 분노로 떨며 에스티니안에게 달려들었다. 어두운 동굴 안에서 젊은 신전기사와 상처 입은 드래곤의 맞대결이 시작된다.
에스티니안의 창이 용의 비늘을 쳤나 싶으면 화염 브레스가 갑옷을 붉게 달군다.
서로의 체력을 깎는 엎치락뒤치락하는 공방에 변화를 준 것은 우연한 일이었다.
에스티니안은 장애물이 많은 동굴 지형을 능숙하게 이용하여 몇 번이고 드래곤의 공격을 피했다. 그러나 회피한 브레스에 달구어진 암반 일부가 결국 열을 견디지 못하게 되어 무너진 것이다.
모든 신경을 드래곤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던 에스티니안은 갑자기 머리 위에서 쏟아져 내린 암석에 대한 반응이 늦어지고 만다.
「칫!」
간신히 치명상이 될 뻔한 큰 바위의 직격은 면했으나, 잇따라서 후려치는 드래곤 꼬리를 피하지는 못했다.
전신을 꿰뚫는 충격과 함께 소리도 나오지 않는 비명을 지른 에스티니안은 동굴 벽으로 내동댕이쳐진다.
시야가 희미해진 중에 유난히 의식만이 또렷했다.
드래곤이 한 걸음, 또 한 걸음 다가오는 진동을 느끼지만, 뇌가 흔들린 탓인지 몸이 꿈쩍도 안한다.
「여기까지인가……」
간신히 창을 쥔 손끝에 힘이 돌아오려 했을 때는 눈앞에 드래곤의 모습이 있었다. 분노를 브레스에 담듯이 숨을 크게 들이쉰 드래곤의 폐가 부풀어 오르는 것을 에스티니안은 망연히 올려보았다.
그러나 그 브레스가 에스티니안을 태우는 일은 없었다.
돌연 드래곤의 머리가 크게 젖혀져 브레스의 화염이 엉뚱한 방향을 향해 뿜어진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으나, 에스티니안은 호기를 놓치지 않았다.
「오오오오오오오오!」
외침과 함께 저력을 짜내며 에스티니안의 몸이 도약한다.
그것은 과거에 자신을 구해 준 「푸른 용기사」의 움직임을 그대로 본뜬 듯한 완벽한 도약공격이었다.
최고 도달점에서 몸을 틀어 창끝에 체중 전부를 싣고 자신이 창이 되어 강하한다.
그리하여 에스티니안은 첫 용 사냥을 달성했다.
눈앞에 누운 대형 드래곤의 눈에는 한 발의 화살이 깊이 꽂혀 있다. 망연히 드래곤의 사체를 바라보고 있자 활을 손에 든 사내가 그 옆에 섰다.
「너…… 안 돌아갔었나……」
「바보 같은 소리 마.
만신창이로 홀로 드래곤을 추격하는 동료를 내버려 둘 정도로 비정하지 않다고」
「미안하다…… 폐를 끼쳤군……」
퉁명스럽게 예를 표하는 에스티니안에게 흑발의 사내는 쓴웃음 지었다.
「이로써 빚은 두 개야. 황도로 돌아가면 술 한 잔 사라고.
그리고 내 이름은 아이메릭이다. 네 벗이 될 남자의 이름 정도는 기억해 줘」
이번에는 에스티니안이 쓴웃음 지을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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