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14 공식SS “황야를 걷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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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L FANTASY XIV 공식 SS 창천비화 중 “황야를 걷는 소녀”.
원문 http://jp.finalfantasyxiv.com/lodestone/special/2016/short_stories/

※”황야를 걷는 소녀” 편은 3.3 네타바레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할 것.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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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M_「황야를 걷는 소녀」 보기|「황야를 걷는 소녀」 가리기|알리제 르베유르에게 「할아버지의 손녀인 것」은 긍지이다.
할아버지…… 즉, 제칠영재()로부터 에올제아를 구한 현자 루이조와는 샤레안에서도 유서 있는 명문 르베유르 가가 배출한 지혜로운 사람이다. 알리제는 그 손녀로서 자처해서 자신을 갈고 닦아왔고, 학생 시절에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려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한편으로 명가의 자녀답지 않은 말괄량이 기질과 우수한 오빠에 대한 반항심에서 자라난 「다소의」 독설을 주위로부터 책망받을 때도 있었지만, 본보기로 삼고 있는 루이조와도 격식을 차리지 않는 익살맞은 사람이었다. 그 정도는 허용해 주었으면 한다.

그날, 알리제는 에올제아를 순회하는 여행 도중이었다.
오빠나 종자는 물론이고 모험자와 함께하는 것도 아닌 그야말로 혼자 하는 여행. 할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지킨 땅을 자기 눈으로 보고 싶어 시작한 여행이었다.
요즘은 다날란 지방을 전전하고 있는데, 낮에는 어쨌든 덥다.
목을 축이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길가에 있는 주점으로 들어가자 갑자기 「웃기지 마!」라는 남자의 거친 목소리가 날아왔다. 목소리 쪽으로 눈길을 향하니 간소한 여장의 소녀에게 몸집이 큰 사내가 덤벼들고 있다. 소녀는 의연한 태도로 사내에게 답하고 있으나, 그것이 더욱 마음에 안 들었는지, 사내는 당장에라도 주먹을 치켜들 기세다.
알리제는 한숨을 쉬었다. 야만스러운 녀석도, 유치한 싸움도 이제 지긋지긋하다. 그러나 동시에 할아버지라면 이것을 그냥 보고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이렇게 더운데 잘도 짖어대는군. 그냥 닥칠래, 내가 닥치게 해 줄까?」

알리제의 위압적일 정도로 쌀쌀맞은 목소리에 격노해 있던 사내와 그를 마주하고 있던 소녀가 동시에 얼빠진 얼굴로 돌아본다.
그것이 알리제와 행상인 소녀 에메리의 만남이었다.

에메리 말로는 「일방적으로 지독한 거래를 제안해 온 사내」를 내쫓은 배짱과 실력을 인정받은 알리제는 한동안 에메리가 소속된 상인집단의 호위를 맡게 되었다. 마침 전임 모험자와의 계약이 끝나서 새로운 호위 역을 찾던 참이었다고 한다.
그 상인집단은 도시부와 지방 마을을 순회하는 흔한 장사를 하고 있었지만, 여러 가지 샛길을 활용하여 다른 곳보다 빨리 이동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었다. 그들의 유랑생활, 주고받는 대화, 사용하는 도구, 모두가 알리제에게는 신선했다. 눈치챈 에메리가 해설을 해 주어서 이해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에메리의 즐거운 듯한 웃음으로 보아 흥미진진해 하는 것은 간파당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부끄러워져서 언제나 마지막에는 알리제가 대화를 중단했다.

그런 생활을 계속한 지 며칠째.
상인집단은 키리미네가하라( Sea of Spires) 산기슭에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울다하 도시부와는 비교도 되지 않지만, 왕래하는 사람 수로도 그럭저럭 활기가 있는 마을임을 짐작할 수 있다.
도중에 알리제가 나섰을 때라고는 고작 길을 가로막은 산양 무리를 내쫓는 정도였다. 그래도 모든 마차가 무사히 부지 안으로 들어왔을 때에는 무심코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오고 말았다. 앞으로 호위를 해 주는 사람에게는 더 친절하게 대해주자고 가만히 결심한다.

그 후 한동안 장사 준비에 쫓기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알리제 곁으로 에메리가 달려왔다.

「오늘은 특히 바빠질 것 같아. 알리제도 함께 도와줘!」

「엑, 무리야! 나, 가게일 도운 적은……!」

저항할 새도 없이 에메리는 알리제의 손을 잡고는 동료들이 상품을 옮겨둔 광장으로 끌고 간다. 간이 노점으로 화한 그곳에는 상인집단의 도착을 고대하던 마을 주민들이 이미 모여서 진열된 상품을 이리저리 음미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알리제는 움찔하고 뒷걸음질 친다. 쌍둥이 오빠였다면 호감 주는 미소를 띠고 금세 사람이 그리는 원의 중심에 섰으리라. 그러나 아쉽게도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오빠와 대조적으로 고고함을 고수해 온 동생이다. 그대로 물러나려 한 알리제를 곧바로 에메리가 붙잡았다.

「전에 말했으니까 가격은 알지? 그럼 괜찮아!」

「괜찮다니…… 무책임해! 잠깐, 에메리-!?」

항의도 허무하게 에메리는 즉시 손님을 상대하기 시작한다. 아연한 알리제의 눈앞에 중년 여성이 「이거, 얼마?」라며 상품인 옷감을 들이밀었다. 알리제는 무심코 옷감과 여성을 찬찬히 바라보고 만다. 그 옆에서 에메리가 한순간 시선을 돌리고는 장난스럽게 미소를 띠었다.
……아무래도 단념할 수밖에 없는 듯하다. 알리제는 점점 더 즐거운 듯이 활기를 띄는 손님들을 둘러보고 한숨을 내쉬었다.알리제와 에메리의 분투도 있어서인지, 거래는 대성황으로 끝났고 그날 밤은 마을 한구석에 있는 낡은 여관을 쓰게 되었다. 알리제는 좁은 방에 두 개 나란히 놓인 침대 한쪽에 앉아서 울다하에서 예전에 산 주술 관련 책을 읽고 있었다. 하루가 끝날 때 책을 읽고, 배운 것을 메모 대신 일기로 쓰는 것은 알리제가 학생이었을 때부터 계속하고 있는 일과이다. 책 안에 시도해 볼만한 기술이 있으면 다음날 아침 조금 일찍 일어나서 실천하기로 정해 두었다.

그러나 오늘 밤은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한 피로 때문에 독서를 하려 해도 몇 줄 읽을 때마다 눈꺼풀이 닫히는 지경이었다. 몇 번 고개가 기울어졌을 때, 한 방을 쓰는 에메리가 내일 여행 일정 의논을 끝내고 돌아왔다. 깜짝 놀란 알리제가 무릎 위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려는 책을 당황하며 잡은 것을 보고 에메리는 미소 짓는다.

「오늘은 억지로 일하게 해서 미안해」

「괜찮아. ……나름대로 재미있었으니까」

에메리는 빈 쪽 침대에 앉고는 알리제를 보고 차분하게 중얼거렸다.

「매일 공부라니 대단하구나. 오빠에게 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던가」

「처음에는.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같이 해 주시게 되고부터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었어」

「후후, 정말로 할아버지밖에 모르는구나. 하지만 알리제, 피곤할 때는 푹 자야 해」

천천히 일어선 에메리가 알리제의 무릎 위에서 책을 빼앗아서 책갈피를 끼우고는 덮었다.
「잠깐, 아직……」이라고 항의하는 알리제를 제쳐두고 에메리는 책을 짐 더미에 둔 후 자기도 졸린 듯이 기지개를 켠다.

「알리제, 다음은 내일 다시 읽어. 우리는 오늘도 힘껏 일하며 열심히 살았어.
처음으로 장사 경험까지 했는걸. 조금쯤 독서한 페이지가 적어도
날달 신도…… 분명 너희 할아버지도 책망하시지 않을 거야」

알리제는 그 말을 천천히 곱씹었다. 평소라면 변명이라고 단칼에 자를 법한 그것이 가슴을 따뜻하게 풀어준다. 그 다정함은 한없이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
곁에서 에메리가 램프에 손을 뻗는다. 에메리는 평소의 꽃이 피는 듯한 미소를 띠고 「잘 자」라고 말한 후 등을 껐다.

그것이 에메리와 보낸 마지막 밤이 되었다.희미한 빛을 느끼고 알리제는 눈을 뜬다.
침대 위에서 상반신을 일으켜서 주위를 둘러보고는 그곳이 그리다니아 여관방임을 기억해 냈다. 시각은 겨우 밤이 밝아졌을 때…… 아무래도 꿈을 꾸었던 듯하다.

에메리와 함께 여행을 한 것은 상당히 오래전 일이다.
에메리는 이제 없다…… 이 세상 어디를 찾아도.
그 마을에서 장사를 한 다음날 다음 마을을 목표로 출발한 상인집단은 다날란에서는 드문 호우에 맞닥뜨렸다. 시야가 나빠서 평소보다 마차 간의 거리를 벌리고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에 끼인 갓길로 가던 때. 굉음과 함께 토사가 무너져 내려 후방의 일행을 삼켰다. 에메리가 타고 있던 마차 또한 차가운 흙 속으로 사라졌다.
다행히도 앞쪽에 있어서 재난을 피한 알리제는 살아남은 사람들을 다음 마을까지 호위하고 그곳에서 상인집단과 헤어졌다. 실감이 나지 않은 채 그 자리를 뒤로하고 떨어진 곳에서 단 한 번 상인집단을 돌아보았다. 수가 적어진 마차 그림자를 보자 갑자기 가슴이 메이며 눈물이 흘러넘쳤다.

그 후 다시 외톨이가 되었다.
만남과 이별을 거칠 때마다 알리제는 작은 가슴에 많은 마음을 품으며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의 목적은 최근 풍문으로 들은 「『새벽』과는 다른 영웅들」에 관해 조사하는 것이다. 항간에서는 이슈갈드의 혼란만이 소문으로 떠돌고 있지만, 그 뒤에서 만신과 관련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면…… 언젠가 오빠 일행이 곤란에 빠질지도 모른다.

알리제는 침대에서 내려와 창문을 열고 새벽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
눈동자에 그 각오를 새기며.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