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 오토마타 SS 「기억의 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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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집에 실린 쇼트 스토리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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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M_「기억의 가시(記憶ノ棘)」|소설 가리기|1 모래 먼지를 가르듯이 근접전투용 무기가 번뜩였다. 40식 전술도. 전선에서 싸우는 정예에게 지급된 최신예 군도이다. 칼날에 감긴 전광이 튀고 구형 물체가 호를 그리며 날아간다.
 머리를 잃은 기계생명체가 움직임을 멈춘다. 몇 초 후, 원통형 몸체가 모래 위로 쓰러지고 폭발했다. 먼저 잔해로 화한 두 대가 거기에 말려들어 함께 금속 조각이 되어 주위에 쏟아져 내린다.
 폭음과 열풍이 사라진 후에는 사막 특유의 바람 소리만이 남았다.
 모래 먼지가 엷어짐에 따라 인간형 윤곽이 드러났다. 완만한 곡선을 그린 어깨와 가늘게 조인 허리, 끝자락이 넓게 퍼진 스커트에서부터 뻗은 늘씬한 다리로 그 윤곽이 성인 여성의 것임을 알 수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성인」도 「여성」도 아니다. 그 윤곽의 소유자는 인간이 아닌 데다 생물학적인 의미로 성별도 없었다. 요르하형 안드로이드 2호 B형, 통칭 2B. 전투에 특화한 모델이다.
 이미 인류가 이 지상에서 떠난 지 오래다. 에일리언 침략으로 인류는 어쩔 수 없이 달로 탈출하였다. 지금의 지상은 에일리언의 앞잡이인 기계생명체와 그들의 섬멸이 임무인 안드로이드들의 전쟁터가 되었다.
 2B는 검을 넣으면서 등 뒤를 향해 말을 걸었다.
「이게 전부?」
 그녀의 물음에 응하여 지상 3미터쯤에 떠 있던 물체가 고도를 낮춘다. 포드라 불리는 수행 지원 유닛이었다. 직사각형 헤드에 크고 작은 4개의 암을 지녔고 주로 공중을 이동하지만 수중 활동도 가능, 적 개체를 향한 원거리 공격, 상황 분석, 통신, 부상 시 응급처치 등등 요르하형 안드로이드를 지원하기 위한 모든 기능을 갖추었다.
「긍정 : 액세스 포인트로부터 반경 5km 이내에 적 반응 없음」
 그래, 라고 중얼거리고 2B는 자기 키보다 조금 큰 금속제 상자로 걸어갔다. 액세스 포인트는 인류문명의 유물 「자동판매기」로 위장하였지만, 사령부와의 통신이나 주변 정보 확인을 하기 위한 「중요 시설」이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기계생명체는 액세스 포인트를 찾아내서 모여든다. 폐허 한구석이든 사막 한가운데든 상관없이. 마치 땅에 떨어진 과실로 몰려드는 벌레처럼.
 그래서 요르하 부대원들이 지상에서 메일 송수신을 하거나 주변 지형 정보를 입수할 때는 우선 액세스 포인트로 몰려든 기계생명체를 없애야 한다. 이제는 그것이 조작 절차 중 하나가 되었다.
 2B는 그 정해진 절차를 끝마치고 드디어 본디 목적을 이룰 수 있었다. 표시된 리스트 중에서 최신 메일을 선택해 개봉한다. 송신자와 「극비」 문자, 그리고 본문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였다.
「2B!」
 기습처럼 모습을 드러낸 것은 9S 즉, 9호 S형. 요르하형이기는 하지만, 성인 여성 외견을 지닌 2B와는 달리 인간 소년을 모방하여 만들어졌다.
「사령부에서 온 메일인가요?」
 별로, 라고 2B는 짧게 답한다. 내심 동요를 필사적으로 억누르면서.
「그보다, 어째서?」
「네? 뭐가요, 2B?」
「임무 개시까지 아직 시간이 있을 텐데」
 포드가 메일 수신을 통지했기에 2B는 정각보다 일찍 액세스 포인트로 향했다. 기계생명체와의 교전에 시간을 썼다고는 해도 9S가 도착할 때까지 메일을 다 읽을 예정이었다.
「아니, 2B가 교전 중이라고 오퍼레이터가. 그래서 지원…… 하려고」
「필요 없어」
 2B는 작게 고개를 흔든다. 짜증이라고도 초조함이라고도 할 수 없는 무언가를 떨치고 싶어서.
「그런 것 같군요」
 9S가 과장된 몸짓으로 어깨를 으쓱인다. 떨쳐 버리고 싶은 것의 정체를 깨달았다. 과거의 대화, 과거의 행동, 그 기억들의 축적이 만들어내는 것.
「뭐어, 무사히 합류할 수 있었으니 목적지로 가요」
 기시감, 이었다.

2「우왓. 또 모래가 들어갔어」
 사막은 도무지 좋아지지 않는다. 전부 모래 탓이다. 바람이 불면 시야 불량으로 성가신 데다 걸으면 신발에 모래가 들어간다. 경사면을 미끄러져 내려가기는 조금 재미있지만, 반대로 그 외의 장소는 발이 푹푹 빠져서 걷기 어렵다. 9S는 얼굴을 찡그리고 곁에 있는 2B를 살폈다. 그러나 2B는 눈썹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걷고 있다.
「2B는 신경 쓰이지 않나요?」
「뭐가?」
「2B도 신발 안이 모래투성이죠?」
「이물감이 있지만, 보행에 지장을 주지는 않으니까」
「신발 안에 모래가 들어가면 기분 나쁘잖아요. 지장은 없어도 기분 문제랄까」
「감정을 갖는 것은 금지되었어」
「네―에」
 그렇게 답하였지만, 9S는 마음속으로 반론을 해 본다. 2B가 말해도 설득력 없다고.
 2B는 자기 말처럼 감정을 완전히 억누르지 못한다. 적어도 9S의 눈에는 그렇게 비친다. 아마도 「감정을 갖는 것 운운」이라는 말은 9S가 아니라 2B 자신을 향한 말이리라. 그것을 소리 내서 말함으로써 자기를 타이르는 것이다. 성실한 2B다운 방식이었다.
 그렇게까지 노력하지 않아도 될 텐데, 라고 9S는 생각한다. 건전한 표면상 원칙이지만, 본심은 다른 곳에 있어도 상관없다. 애초에 감정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충실하게 지키는 요르하 대원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라고 9S가 말한다 한들 2B는 자기 방식을 굽히지 않을 터이다. 2B에게는 겉과 속을 나누는 요령이 없었다.
 9S는 다시 한번 2B의 옆얼굴을 본다. 굳게 다문 입술 틈으로 보이는 것이 있다. 숨기는 것도 2B가 잘 못 하는 분야였다.
「나인즈?」
 2B가 이상하다는 듯한 시선을 향한다. 무엇을 뚫어지게 보느냐고 말하고 싶은 것이리라.
「아. 아뇨……. 모래투성이고, 덥고, 이럴 때는 목욕이라도 하고 싶구나 해서」
 아니다. 사실은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입욕은 필요 없어」
「그렇죠……」
 무엇을 숨기고 있나요? 요즘 상태가 이상했어요.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나요? 그렇지 않으면?
 물어본다 한들 답은 돌아오지 않으리라. 몇 달이나 작전 행동을 함께하면 그 정도는 안다. 9S는 질문 대신 「앗!」이라고 호들갑스럽게 목소리를 낸다.
「혹시 저것이 이번 조사 대상 아닌가요?」
 모래 먼지 저편에 거대 건조물로 보이는 그림자가 보였다. 사막의 끝이 가깝다.
「긍정 : 전방의 거대 건조물이 이번 조사 대상」
 곁에서 포드가 대답했다. 9S 전속 포드 153이다. 2B 전속인 포드 042는 침묵한 채 2B의 등 뒤에 떠 있다.
「신전이라 불리는 건조물이라고 해요. 정식 명칭은 『돌의 신전』이었던가? 여기에는 신의 석상인지 뭔지, 중요한 물건이 옮겨져서 신전으로 사용되게 되었대요」
 침묵이 맴돌았다. 열려고 하던 형태 그대로 2B의 입가가 굳어 있다.
「2B? 왜 그러세요?」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이 입술이 움직였다. ……고 생각하였으나, 2B는 고쳐 생각한 듯이 그것을 그만두었다. 다시 입술이 움직인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아무것도 아니지는 않았다. 분명히 대답이 느렸다. 그러나 2B는 그 이유를 9S에게 고할 뜻이 없다. 친밀함을 담아 「나인즈」라고 불러주게 되어도 2B와의 거리는 전혀 줄어든 것 같지 않다.
「빨리 가요, 2B」
 9S는 짐짓 밝은 목소리를 내며 달리기 시작한다. 조사 대상을 앞에 두고 들뜬 것처럼.
 어떤 방식으로 묻는다 해도 아마도 2B는 대답해 주지 않는다. 물어보기 전부터 안다. 9S는 그것이 지독히 견딜 수 없었다.

3 돌의 신전은 깊은 골짜기에 세워져 있었다. 그 주위를 깎아지른 듯한 벼랑이 둘러싼 탓에 신전에 들어가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굳이 이런 골짜기에 세우지 않아도……. 의미를 모르겠네」
 가까스로 절벽을 내려가서 골짜기를 한동안 걸은 후, 다시 절벽을 올라 신전 입구까지 가는 가혹한 노정이었다. 그리하여 겨우 다다른 신전 내부이다. 불평 하나쯤 하고 싶어질 만하다.
「추측 : 과거 유적 주변은 『호수』 혹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호』로 둘러싸여 있어 배 또는 다리로 오갔다고 추정된다」
 포드153의 대답을 듣고 그렇구나 라고 생각했다. 주위를 물로 에워싸는 방식은 중요한 사람이나 물건을 수용한 건물에 사용된 건축양식이다. 신전의 형태가 가늘고 긴 원통형인 것도 한정된 부지에서 용적률을 올리기 위해서이리라.
「다만, 이쪽은 이해 불능……이네」
 9S는 눈앞의 거목을 올려다보았다. 얼마 전에 시들어 버렸는지 거무스름해진 색의 줄기가 나선 계단에도 드리워지듯 치솟았다.
「건물 안에 이렇게 큰 나무를 심다니, 무슨 의미가 있을까?」
 원통형 건물 내부는 트여 있고 1층에서부터 이어지는 나선 계단이 최상층 조금 아래에서 끊어졌다. 옛날에는 제대로 최상층까지 연결되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도중에 무너져 버려서 지난날의 모습은 알 수 없다.
「2B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대답이 없다. 9S가 말을 걸어도 깨닫지 못한 듯하다. 뒤돌아선 9S의 시선에 간신히 깨달았는지, 2B는 당황한 듯이 「왜?」라고 말했다.
「나선계단이에요」
 일부러 다른 말을 해 본다.
「아니, 딱히 아무것도……」
 역시 안 듣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9S의 말이 귀에 들어왔다면 「아까 한 말과 달라」라며 틀린 부분을 지적했을 터이다. 그러지 않은 것은 전혀 안 들었기 때문이다.
「위층까지 가 볼까요」
 9S는 말의 아귀가 맞지 않는 점은 언급하지 않고 나선계단 쪽으로 발길을 향했다. 2B가 말없이 따라온다. 무언가, 이상하다, 2B답지 않다, 고 생각한다.
 2B에게는 완수해야 하는 임무가 있는데, 어째서? 그렇지 않으면 완수해야 하는 임무가 있기 때문에? 최근 2B의 상태는 계속 이상했고, 그 이유는 추측되었기에 9S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모르는 척하고 2B에게는 평소와 같이 대했다. 숨기기를 잘 못 하는 2B와는 대조적으로 9S에게 그 정도 위장은 간단했다. 그렇지 않으면 메인 서버로의 부정 접속 따위는 시도하지 않는다. 그것도 여러 번에 걸쳐서.
 아니, 자기는 괜찮다. 어차피 이제 곧 처분된다.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처분을 실행할 존재가 2B라는 것도.
 이번 임무를 명령받은 시점에서 눈치챘다. 조사는 단순한 구실일 뿐, 2B에게는 분명 다른 임무가 주어졌다고.
 사령부의 명령은 9S…… 즉, 내 말살. 그렇지요, 2B.
 다만, 그런 것치고 2B의 언동이 이상하다. 주의가 산만하고 긴장감이 전혀 없다. 2B가 이런 어설픈 태도로 「극비임무」에 임할 리가 없었다. 근접전투에서는 B형에 뒤떨어지는 S형이라도 습격받으면 반격하고, 포드에게 지원사격을 시킬 수도 있다.
 그렇다면 2B의 상태가 이상한 것은 9S의 부정 접속과는 관계없는 다른 이유 때문일까?
 갑자기 눈앞을 걷던 2B의 몸이 기울었다.
「위험해!」
 9S는 재빨리 양손을 뻗어 쓰러진 2B를 지지한다.
「어떻게 된 거예요? 2B가 계단을 헛디디다니」
 확실히, 이 나선계단은 높낮이 차가 크고 오래되어서 여기저기에 팬 곳이나 구멍이 있다. 그렇다고 해도 운동능력이 높은 2B가 발을 헛디딜 리 없다.
「괜찮아요?」
「아……. 아아」
 마음이 다른 곳에 있는 목소리였다.
「적 반응이 없으니 망정이지. 지금 기계생명체에 습격이라도 당하면 목숨이 날아갔을 거예요」
「목숨이…… 날아가……?」
 9S는 눈을 의심했다. 2B의 입가에 웃음이 어렸다. 입술을 부자연스럽게 일그러뜨린 듯한 기묘한 웃음이었다. 확실히 평소 상태가 아니다.
「아까부터 왜 그래요? 어디 오류라도?」
「아니……. 괜… 찮아……」
 2B의 상체가 흔들 하고 흔들린다. 근력 제어가 잘 안 되는 듯하다.
「무슨 말이에요! 전혀, 괜찮지 않잖아요!」
 어째서 이 정도 불량을 놓치고 말았을까. 아니, 출격 전에 한 체크는 올 그린이었다. 2B의 점검은 9S가 담당하기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출격 중지 요청을 한다.
「오늘은 이만 철수하죠」
 그러나 2B는 9S의 말 따위는 무시하고 계속해서 위층으로 가려 한다.
「2B!」
 목소리를 높이며 2B의 팔을 잡았을 때였다.
「경고 : 위쪽에 적 반응」
「경고 : 2시 방향에 반응 다수」
 포드 두 대가 동시에 위험을 고한다. 사령부의 사전 조사에서는 기계생명체와 조우할 가능성은 한없이 0에 가까웠을 터였다.
 그러나 그 방향을 올려다보면 비행형이 6대. 형태는 9S가 「피라미」라고 부르는 것과 같았으나, 방해 전파를 발생하는 기능을 보유한 듯하다. 그래서 맨눈으로 확인 가능할 정도의 근거리에 이르기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최악이야」
 하필이면 2B의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습격받을 줄이야. 철수하려 해도 여기는 뻥 뚫린 나선 계단이다. 위에서 저격당하고 만다.
「나인즈! 물러서!」
 날카로운 외침이 들렸다. 스위치가 들어온 듯이 2B가 나선계단을 뛰어 올라간다. 조금 전까지와는 딴판으로 매끄러운 움직임이었다. 평소의 2B로 돌아왔다.
「원호할게요!」
 그렇다면 자신도 평소와 같이 2B를 백업할 뿐이다.
「포드! 적의 비행 패턴을 분석해!」
 2B 전속인 042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153에 지시를 날린다. 기계생명체의 움직임에는 각 형태에 따른 특유 패턴이 있다. 그것만 예측하면 이쪽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적에게 최대한의 피해를 줄 수도 있었다.
 2B의 등 뒤로 파고들려는 개체를 153의 원거리 사격으로 떨어뜨린다. 움직임 자체는 전혀 빠르지 않다.
 섬멸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도 잠깐, 포드 두 대가 다시 경고했다.
「경고 : 상층 통로에 적 반응」
「추측 : 보행형이 여럿. 정확한 형태 · 수는 불명」
 비행형의 통신 방해 탓에 적 상황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 우선은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한다.
「2B! 가세요! 비행형은 제가!」
 근접 전투가 특기인 B형에게는 보행형이 더 맞는다.
「알았다. 여기는 맡기지」
 2B가 계단 난간을 뛰어넘어 도약했다. 공중에서 042의 암을 잡고 활공해서 통로로 착지하는 모습이 보였다. 망설임 없는 움직임이었다.
「포드! 해킹으로 적의 제어권을 빼앗는다!」
「알겠다 : 지원을 개시」
 계단을 뛰어 올라가서 단숨에 비행형과의 거리를 좁힌다. 움직임이 느린 타입이라 다행이었다. 전뇌 공간으로의 침입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기계생명체는 내부로 파고들어 버리면 무방비했다. 물리적인 공격 패턴은 다양하지만, 내부에서의 공격(해킹)에 대한 대책은 아직 학습하지 않은 듯하다.
 제어 유닛을 찾아내서 시스템을 덮어쓴다. 적을 한 대라도 탈취해 버리면 나머지는 간단하다.
 탈취한 개체를 이용하여 남은 다섯 대의 비행형을 공격했다. 그들에게는 「아군끼리의 싸움」 개념이 없는지, 어떤 비행형도 반격하지 않는다. 9S가 탈취한 개체가 접근해도 제대로 된 회피행동 하나 취하지 않은 채 당할 대로 당하고 추락해 간다.
 9S는 다섯 대 모두를 격추한 후 조종하던 개체를 자폭시키고 전뇌 공간을 탈출했다. 나선계단을 뛰어 올라가 2B가 싸우는 통로로 향한다. 조금이라도 지원하려고 했지만, 이미 그럴 필요는 없었다.
「벌써 정리해 버렸군요」
 2B 주위에는 엄청난 양의 금속 파편이 흩어져 있었다. 원래 보행형이었던 존재의 흔적이다. 위층에는 같은 종류의 적 개체가 더 있을지도 모르니 방심은 할 수 없으나, 가까운 곳의 적은 일망타진한 듯하다.
「다친 곳은 없으세요?」
「문제없어」
 그 대답에 안도했을 때였다. 2B가 군도()를 떨어뜨렸다. 9S는 2B에게 달려갔다.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2B!」
「괜찮아. 손이 미끄러졌을 뿐……니……」
 2B의 목소리에 기묘한 노이즈가 섞였다. 불규칙적으로 떨리는 손이 목을 쥐어뜯는다.
「논리 바이러스!?」
 털썩하고 2B가 무릎을 꿇는다. 9S는 재빨리 2B의 고글을 벗겨냈다. 2B의 두 눈이 붉은빛을 발한다. 틀림없다. 적 개체를 통한 감염이다.
「해킹으로 제거할게요!」
「기다려……. 안 돼……」
 2B가 괴로운 듯이 고개를 옆으로 흔든다.
「무슨 말이에요! 빨리 제거해야 해요!」
 사태는 일 초를 다툰다. 자아 데이터가 오염되면 손댈 수가 없어진다. 그럼에도 고개를 가로젓는 2B를 그 자리에 눕히고 9S는 해킹을 강행했다.

4 새하얀 해킹 공간 곳곳이 검게 변색되었다. 전형적인 논리 바이러스 감염이었다.
 논리 바이러스는 기억 영역과 사고회로 등을 탈취하여 안드로이드의 자아와 의체 제어권을 빼앗는다. 방치하면 닥치는 대로 주위를 파괴하고 아군도 공격하게 된다.
「서둘러야 해……」
 다행히 바이러스 타입은 낯이 익었다. 이 타입은 이전 제거에 성공했다.
「다만, 이건 감염이 빨라. 게다가」
 주황색 빛이 9S의 자아 데이터를 스치고 날아갔다. 바이러스의 공격이다.
「이게 성가시다니까」
 단, 바이러스에 변이는 보이지 않으니 공격 패턴도 이전과 같으리라. 공격을 받아넘기면서 제거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바이러스 제거에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이제 논리회로 안에 휴면 상태 바이러스가 잠복하지 않았는지 확인만 하면 됐다. 고속으로 검색하면 될 뿐인 간단한 작업이다.
「어라? 이상하네」
 2B의 자아 데이터 여기저기에 구멍이 있다. 논리회로를 검색하던 중 눈치챘다. 본디라면 해킹 공간은 「흠집 하나 없는 새하얀 벽」으로 보여야 했다. 그런데 폐허 건물처럼 「허물어진 벽」이 이어졌다. 조금 전까지는 바이러스로 검게 물들어 있던 탓에 눈치채지 못했다.
「바이러스 후유증?」
 더 자세히 조사해 보려고 깊은 단층으로 검색을 시도했을 때였다. 강한 바람 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시야 가득히 문자가 펼쳐진다.
『9S의 말살을 명한다』
 2B의 기억의 단편이었다. 이 문자는 아마도 메일의 한 문장이다. 바람 소리가 들린 이유는 장소가 사막이기 때문이리라. 9S는 2B가 액세스 포인트에서 메일을 수신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바로 얼마 전 일이었다.
 9S는 검색 작업을 중지하고 그 기억에 접속했다. 자기 이름이 나왔다. 다소 켕기기는 해도 보아 두는 편이 좋다.
『……는 몇 차례에 걸쳐서 메인 서버에 부정 접속을 시도했다. 전날 최고 중요기밀을 보존하는 단층에 접촉한 흔적이 확인되었다』
 문자가 지독히 굽이친다. 바람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2B는 이때 지독히 동요했던 듯하다.
『따라서 9S의 말살을 명한다』
 2B는 이 기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바이러스 제거를 거부한 것이리라.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됐는데. 이미 알고 있었어. 2B가 사령부에서 보낸 자객이라는 것쯤은」
 몰랐던 것은 2B가 언제 자기를 죽이러 올지 뿐이다. 그래서 사막의 액세스 포인트에서 합류했을 때 「왔구나」라고 생각했다. 메일을 읽는 2B의 뒷모습에서 심상치 않음을 느꼈기에. 무엇보다, 뒤에서 다가가고 있었음에도 9S가 말을 걸 때까지 2B는 돌아보지 않았다…….
『머리를 파괴』
 오싹했다. 메일을 읽는 기억 안에 시간 순서가 다른 단편이 섞여 있었다. 낮은, 억양 없는 목소리였다. 그러나 너무도 2B의 목소리와 닮아서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는 2B. 임무 완료했습니다』
 같은 목소리다. 조금 전 말이 2B 것이라면 대체 누구의 「머리를 파괴」했을까?
 불규칙적으로 흩어진 기억의 단편으로 다가간다.
「이게 뭐지?」
 흩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그것들은 부자연스럽게 비틀리고 얽혀 있었다. 게다가 어떤 단편에나 무수한 가시가 돋았다. 이런 형태의 기억 데이터는 본 적이 없었다.
 가시투성이에 비틀리고 얽힌…… 2B의 기억.
 보아서는 안 될지도 모른다. 모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그리 생각해도 멈출 수 없었다. 호기심이 강한 S형의 특성이 조금 원망스럽다.
 단편 하나를 만져 보자 강렬한 통증이 스쳐 갔다. 그 통증이 오히려 9S의 망설임을 없앴다. 그 너머로 나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S형이 B형에게 이길 수 있을 리 없으니까』
 이 목소리. 다른 누구도 아닌 9S 자신의 목소리였다. 2B의 기억에 있으니 자기는 어딘가에서 이 말을 2B에게 했을 터이다. 그런데 전혀 기억이 없다. 어느새 기억을 삭제당한 듯하다.
 누가? 무엇을 위해?
 9S는 그 답을 찾아서 다시 다른 기억으로 접속했다.
『안녕히, 2B』
 이것도 자기 자신의 목소리였다. 속삭임처럼 희미하고 조용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2B는 감정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었다. 시각 정보가 전혀 없는 것은 2B가 눈을 꽉 감고 있기 때문이리라.
『안녕히, 2B』
『안녕히, 2B』
『안녕히, 2B』
 같은 말이 반복된다. 사막 액세스 포인트에서 사령관이 보낸 메일을 읽으면서 2B의 뇌리에는 이 말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던 듯하다.
 대체, 언제, 어디에서, 자기는 이 말을 했을까?
 거기에서 기억이 전환되었다. 「모래의 신전」이라 불리는 장소에서의 임무에 얽힌 광경이 나타난다. 2B가 처음으로 9S를 처형했을 때의 기억이다. 9S의 자아 데이터를 자신의 전뇌 공간에 가두고 자기 폐쇄계 알고리즘으로 이루어진 방어벽으로 움직임을 봉인한 상태로 제거하는 방식이었다.
 그 작별인사는 9S가 2B의 전뇌 공간 안에서 제거되기 직전의 것이었다…….
「2B는, 이전에도, 나를, 죽이고 있었어」
 그랬구나 하고 납득하는 자기가 있었다. 이제까지 느꼈던 위화감의 이유는 이것이었구나 했다.
 다음 단편으로 접속을 시도한다. 다시 통증을 느꼈지만, 그만둘 생각은 없었다.
 그 처형은 우주 공간이었다. 지상으로 강하하는 도중에 2B는 9S를 파괴했다. 다른 처형은 다시 모래의 신전이었다. 먼젓번의 실수를 고려해서인지, 2B는 신전에 발을 들이자마자 등 뒤에서부터 9S를 베어 죽였다. 여기, 돌의 신전이 처형장이었던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작전 행동을 함께한 후에 9S를 처형한 적도 있나 하면, 9S가 아직 2B를 「모르는」 상태에서 급습하여 처형한 적도 있었다.
 몇 번 처형되어도, 몇 번 기억을 삭제당해도, 9S는 「사령부는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리고 진상을 알고 싶다는 일념으로 메인 서버로의 부정 접속을 시도하고 만다.
 2B는 몇 번이나 막으려고 해 주었다. 9S와 행동을 함께할 기회가 있으면 사령부에 불신감을 느끼지 않도록 애쓰며 잘 타일러 주었다. 9S와 접촉할 기회가 없는 채 처형에 이르렀을 때는 9S의 기억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삭제함으로써 사령부에 대한 의심의 싹을 없애주려 했다.
 그러나 그런 2B의 노력은 모조리 물거품으로 화했다. 무엇을 어떻게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9S와 친밀해도 차갑게 대해도, 「나인즈」라고 불러도 안 불러도, 결국 2B에게는 9S의 말살 명령이 내려왔다.
「그랬구나……」
 2B와 처음 만났을 때부터 계속 걸렸다. 단둘이 있음에도 2B가 다른 누군가에게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그때는 2B는 과거에 다른 S형과 행동을 함께한 적이 있었으리라고 결론지었다.
 그것은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 2B가 과거에 행동을 함께한 것은 다른 S형이 아니라 9S다. 다만, 그것이 「지금의 9S」가 아닐 뿐.
『지금 기계생명체에 습격이라도 당하면 목숨이 날아갔을 거예요』
 9S가 그 말을 한 후 2B의 언동이 이상해진 이유도 알았다. 과거에 완전히 같은 말을 같은 장소에서 9S가 했다. 그 직후 2B는 9S를 죽였다. 그 기억이 되살아나서 2B를 괴롭게 했다.
 이번만이 아니다. 9S와의 기억 전부가 2B를 계속 괴롭혔다. 자아 데이터 여기저기에 구멍이 날 정도로 강하게.
『나는 사과하지 않을 거야. 임무였으니까. 죄책감 따위, 없어. 절대로』
 9S는 다시 2B의 자아 데이터를 바라보았다. 새하야면서도 당장에라도 무너질 듯이 상처투성이였다…….

5 어둠 속에 가라앉았던 의식이 떠올랐다. 눈을 깜빡이자 9S의 얼굴이 바로 앞에 있었다. 다만, 그 얼굴에 어딘지 그림자가 드리운 것처럼 보인다. 기분 탓일까? 2B는 다시 한번 눈을 깜빡이고 9S를 바라보았다.
「나인즈……?」
 그렇다, 기계생명체에게 습격받아서 싸우고 논리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바이러스를 제거한다는 9S를 필사적으로 막던 곳에서 기억이 끊겼다.
「바이러스는 제거했어요」
 막지 못했다. 9S는 해킹을 강행하여 2B의 기억 영역으로 들어갔다.
「그럼 전부…… 보았구나?」
 9S가 조용히 끄덕인다.
「그래……」
 놀라지 않았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S형은 예민하다. 지금까지도 몇 번 9S에게는 극비임무를 들켰다.
「2B는, 진짜 이름이 아니었군요」
 다만, 이것은 이제까지 없던 패턴이라고 생각한다.
「2E」
 9S가 진짜 이름을 부르는 것은 처음이었다. E형 2호. 도망자나 반역자를 추적해서 처형한다. 혹은 전장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된 동료의 숨통을 끊는다. 그런 더러운 일을 전담하는 요르하형 안드로이드.
 2B는 칼을 뽑았다. 9S의 어깨가 움찔하고 떨렸다. 이제까지 몇 번이나 2B의 손에 죽었음을 지금의 9S는 안다.
「더는 너를 죽일 생각은 없으니까」
 칼날을 자기에게 향하고 칼자루를 9S에게 쥐여준다.
「죽여줘. 나를」
 임무는 실패로 끝났다. 자기는 E형으로서 부적격. 운용 비용에 걸맞지 않은 불량품, 이었다.
「적어도 네 손으로……」
 그런 것으로 속죄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이제까지 9S에게 해 온 짓의 몇만분의 1이라도 돌려줄 수 있다면. 자기에게는 이제 돌려줄 수 있는 것이 이 정도밖에 없으니까.
 칼자루를 쥔 9S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2B는 미소 지으며 마지막 순간을 기다렸다.
 칼날이 번뜩인다. 그러나 그 끝이 향한 곳은 2B가 아니었다.
「나인즈!?」
 2B는 붉은 물보라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쓴 채 눈을 크게 떴다. 자기 목을 벤 9S가 천천히 쓰러진다. 그 몸을 끌어안는다. 어째서, 라고 외치는 자기 목소리가 지독히 멀게 느껴진다.
「즐거웠, 으니까」
 귀를 의심했다. 즐거웠다? 있을 수 없다. 그런 일이 있을 리 없다.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아마도, 이전의 저도, 같을, 거예요」
「나인즈……」
 미안해, 라고 입 밖으로 나오려던 말을 9S가 가로막았다.
「사과하지 마세요. 그 대신……」
 거친 숨을 토하면서도 9S의 입가에는 미소가 어렸다.
「다음은…… 망설이지 말고, 죽여줘요. 또 만날 수 있으니까…… 우리는」
 기억 영역을 완전 삭제하고 자아 데이터를 재설치하면 다시 9S와 만날 수 있다. 그것이 「지금의 9S」가 아니더라도.
「또…… 만나고 싶으……니……까……」
 설령 그 재회가 다음 처형을 위해서라고 해도.
「알았어」
 마지막으로 9S가 어떤 얼굴을 했는지 시야가 흐려져서 보이지 않았다.
 끌어안은 몸이 무거워졌다. 2B의 뺨에 닿았던 손이 힘을 잃는다. 블랙박스 신호가 차차 약해진다. 이 이상 시간을 끄는 것은 도리어 가혹하다.
 9S의 몸을 눕히고 그 가슴에 군도를 꽂는다. 블랙박스 신호가 완전히 끊어졌다.
「약속할게」
 망설이지 않고, 죽인다. 다음도, 그다음도. 임무라서가 아니라, 그것이 9S의 바람이니까. 다시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기 위하여…… 죽인다.
 2B는 9S의 가슴에 꽂힌 군도를 조용히 뽑았다.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