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가 미쳤나, 컴퓨터가 미쳤나, 왜 트랙백이 2개씩 걸리고 글 수정 창이 2개씩 뜨는 거냐orz 이글루스 밸리 트랙백은 고의로 2개 동시에 보낸 게 아닙니다;ㅅ;
먼저 해석했던 소설은 총 7편의 공식 소설 중 홈페이지에 공개된 3편을 해석한 것이고, 이제부터 올리는 것은 7편의 소설을 한 권으로 낸 책에 있는 나머지 4편.
홈페이지에 올라온 3편만 해도 게임에는 안 나오지만 스토리 이해에 상당히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나머지 4편도 중요도는 꽤 높을 것으로 생각되어 기대중이다.
뭐, 해석하는 것도 솔직히 말하면 나중에 다시 보고 싶을 때 일어 읽기 귀찮아서 스스로 한글 변환 작업해 놓는 것-,.-;
올리는 주기는 역시 내 맘대로가 될 예정.
이 소설 해석 퍼가지 말 것.
일어 원문을 무슨 수를 써서 구해서 퍼뜨리든, 따로 해석을 해서 뿌리든, 그건 내 알 바 아니지만, 내가 해석한 내 해석본은 퍼가지 마시오.
링크는 마음대로-_-)~
n[#M_「FINAL FANTASY XIII Episode Zero -Promise- STRANGER①」|가리기|FINAL FANTASY XIII Episode Zero -Promise-
「STRANGER-이방-」
1
얕은 잠이었다. 몇 번이나 꿈을 꾸고 몇 번이나 울었다. 그런데 기억은 애매해 무엇 하나 떠올릴 수 없다. 그런 잠이었다.
바닐라, 라고 부르는 것을 들은 것 같아 눈을 떴다.
「팡?」
불렀다고 느낀 것은 기분 탓이었을까. 그렇지 않으면 미처 다 깨어나지 못한 꿈의 연속이었던 것일까. 옆에서 자고 있을 팡의 모습은 없다.
「팡……어디에 있어?」
바닐라는 무심코 일어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될 때마다 불안감이 더해지는 것은 어째서일까?
통로로 나와 팡을 불렀다. 큰 소리를 낼 필요는 없다. 넓은 홀은 목소리도 소리도 잘 울린다. 예상대로 아래쪽에서 대답이 들렸다.
계단을 뛰어 내려가 승강기에 올라탔다. 팡이 있는 곳은 이제 알았다. 망설임 없이 통로를 빠져나가 종종걸음으로 그곳으로 향한다.
뺨에 바람을 느꼈다. 여명 전의 차가운 공기가 입구에서부터 불어 들어온다. 바깥은 아직 어슴푸레하다.
「무슨 일이야?」
바닐라가 부르는 것보다 먼저 팡이 돌아보았다.
「아무 일도 없어」
팡이야말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바닐라는 그러지 않았다. 그저 입을 다문 채 팡의 옆에 선다. 바다가 보였다. 하늘도 보인다. 다만, 수평선은 없다.
「묘한 하늘이지」
팡이 아직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본다. 깨어난 첫날도 그랬다. 팡은 밖으로 나와 먼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숨이 막힐 것 같아. 저게 뭐야. 머리 위로 도시가 보이다니」
코쿤은 구형(球形) 세계였다. 구 내벽에 도시가 있고 바다가 있고 숲이 있다. 거기에 가두어진 공간이 코쿤의 「하늘」이었다. 자기들이 아는 하늘과는 다르다.
「하늘뿐만이 아니야. 바다도 이상해. 소금 냄새 하나도 안 나다니」
「났어. 훨씬 가까이에 갔더니」
「그게 이상하다는 거야. 영락없이 마실 수 있는 줄 알았더니 바닷물이잖아. 기대나 하게 하고」
「처음에는 호수인 줄 알았지」
「전부 괴상해서 뭐가 뭔지 모르겠고 말이야」
팡이 큰 한숨을 쉬었다.
「꿈 속 같지. 영문을 모를 것투성이야」
「그래. 놈들은 잘도 이런 곳에서 살고 있군」
「전부……꿈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어제 일도, 그저께 일도. 처음에 눈을 뜬 날의 일도. 모두가 꿈의 연장이었다면.
「오늘, 막 눈을 뜬 참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바로 지금, 여기서부터가 현실의 시작이었다면. 바보 같은 생각일 지도 모른다. 지나치게 무른 기대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도 팡도 다른 식으로 깨어나지 않았을까.
「어차피 똑같아. 사명을 달성하고 그랑 펄스(グラン=パルス)로 돌아간다. 그것 이외에 무엇이 있겠어?」
「응. 그렇지」
바닐라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이라고. 만약 그날 깨어나지 않았다면. 무언가가 조금씩 달라져, 지금보다도 아주 조금 고민이나 괴로움이 멀리 있었을지도 모른다.
「걱정하지 마. 겨우 3일 만에 정리될 사명 따위가 있을 리 없어. 다 이런 거지」
바닐라가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은 4일째인 오늘이 되어도 아무 진전도 없는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팡은 ‘겨우 3일’이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그렇지만, 그 3일간 일어난 사건을 되돌아보면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어지러워서……무거워서. 차라리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조차 생각한다. 계속 잠들어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아무도 휘말려 들게 하지 않을 수 있었다.
바닐라는 밝아지기 시작한 하늘에 손을 뻗어 보았다. 깨어난 첫날도 이렇게 팡과 나란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뻗은 손 저편으로 희미하게 도시가 보이는, 신비한 빛깔의 하늘.
시작의 색이었다.
2
자신들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그것을 이해하기까지 조금은 시간을 필요로했다. 막 깨어난 팡은 아직 비몽사몽한 것 같았고, 바닐라 자신도 어딘지 불안하고 애매한 감각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손을 펼쳤다가 쥐었다가, 강하게 눈을 깜박였다가, 그런 것을 반복하는 중에 오감을 뒤덮고 있던 안개가 조금씩 사라져갔다.
다시 둘러보자 아무것도 없는 신전 안이었다. 르씨의 방, 크리스탈이 된 르씨를 안치하는 방이다. 그제야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이해했다. 사명을 완수하고 잠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바닐라와 팡은 새로운 사명이 내려져 깨어났다.
거기까지는 이해가 되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저기, 크리스탈이 되기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기억이 안 나!?」
「그래. 머릿속이 엉망진창인데다……중요한 것이 쏙 빠져 있어」
하얗게 타버린 르씨의 낙인을 바라보는 팡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이윽고 바닐라는 그녀가 필사적으로 웃으려 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나……망가졌어」
울음을 터뜨릴 듯한 옆얼굴이었다. 이런 얼굴의 팡은 이제까지 본 적이 없었다. 바닐라는 살며시 두 팔을 뻗어 팡을 껴안는다. 나도, 라는 중얼거림이 타인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처음의 동요가 진정되기까지 한동안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바닐라는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서 웃어보였다.
「돌아가자. 응?」
한 번은 사명을 달성한 두 사람이다. 분명 따스하게 맞이해줄 것이다. 새로운 사명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은 그 다음에 하면 된다. ……설령 그 사명을 모른다 해도.
「알고 있는 녀석들은 모두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버린 거 아니야」
그리 말하고 팡은 드디어 진짜 미소를 지었다.
「그럴까? 어쩌면 아직 시간이 그리 지나지 않아서 벌써 돌아왔느냐고 할지도 몰라」
「대체 몇 년을 자고 있었는지」
「며칠, 일지도 몰라」
「그건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너무 막 부려먹는 거잖아. 적어도 반년은 쉬게 해 달라고」
그런 가벼운 농담을 하면서 아래로 내려왔다. 밖으로 나오면 익숙한 풍경과 만나게 될 터였다.
「거짓말……!?」
밤이었다. 밤인데 건조물의 형태나 길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밝다. 여기저기가 빛투성이인 거리였다. 그 야경을 비추는 바다가 보였다. 수평선이 없는 기묘한 바다였다. 위를 보자 더 기묘한 하늘이 있었다. 이상하게 별이 많은 하늘이다. 아니, 잘 보니 별이 아니었다. 도시다. 수많은 도시의 빛이 작게 비쳐 보이고 있다. 과연 저것을 하늘이라 불러도 되는 것인가.
「여기는……」
「그랑 펄스가 아니네」
바닐라는 퍼뜩 눈을 감았다. 다시, 라고 하듯이 다시 한 번 눈을 뜬다. 그러나 낯선 풍경은 사라지지도, 수정되지도 않았다.
말도 없이 바다와 하늘을 바라본 후 신전 안으로 돌아갔다. 배가 고팠던 것이다. 여기가 코쿤(コクーン) 안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무기가 없는 채, 덤으로 공복 상태로 휘적휘적 돌아다녀도 되는 곳이 아니다.
르씨를 안치하는 곳에는 반드시 공물이 있다. 오래 방치해도 부패하지 않는 음식과 그때까지 쓰던 무기나 소지품. 크리스탈이 된 르씨가 마음 편히 잠들 수 있도록 그런 일상용품을 바친다고 들었으나, 원래 목적은 다시 깨어났을 때의 준비였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게 뭐야?」
바쳐진 음식은 모두 변질되어 도저히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먹을 수 있을만한 것을 찾아 신전 안을 계속해서 돌아다녔다. 그러나 헛수고로 끝났다. 역시 공물 류는 르씨의 방에 밖에 없다.
「심술인가」
「설마. 하지만……이상하지」
공물이 10년까지라면 문제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은 바닐라도 팡도 알고 있었다. 신전에는 10년마다 새로운 음식이 바쳐진다. 교환되어 되돌아간 공물은 10년에 한 번 있는 대축제 때에 모두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이 풍습이었다. 잠들어 있는 르씨와 축제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이다.
아이의 입에는 결코 맛있는 것이 아니었지만, 먹을 수 없는 맛은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있는 것은 맛은커녕 냄새도 겉모양도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뿐이다.
「음식만이 아니야. 이것 봐」
다시 조사해 보자 축제용 나들이옷도, 그것을 넣어 두었던 상자도 빛이 바라고 낡아 있었다.
「이것도야」
팡이 애용하는 창을 들고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바닐라의 눈에는 잘 뜨이지 않았지만, 무언가 변질되어 있는 부분이 있었으리라.
「바깥바람이라도 맞은 것 같군」
신전 안의 공기는 바깥보다도 청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음식뿐만 아니라, 금속이나 천도 변질되기 어려울 터였다.
「변하지 않은 것은 크리스탈이 되었던 우리뿐인가」
대체 자신들은 얼마나 오래 잠들어 있었던 것인가. 2자리 연수(年數)가 아니다. 공물의 열화 상태로 추측해 보아 확실히 3자리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정도가 아니로군. 모두 단체로 저 세상에 있는 거네」
「그런……」
바닐라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신을 진정시킬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런 얼굴 하지 마」
탁, 하고 바닐라의 어깨를 두드리고 팡이 일어선다.
「우선은 요기부터 해야지」
「이런 것은 못 먹어」
바닐라는 눈앞의 공물로 시선을 떨어뜨린다. 완전히 상해버린 음식에 빛바랜 나들이옷. 축젯날에 입는 이 복장을 정말 좋아했는데…….
「바다가 있었잖아? 숲도 있었어. 조금 멀었지만 말이야. 뭐, 먹을 것 정도는 어떻게든 될 거야」
팡은 창을 들고 웃었다. 이상하다. 팡이 그렇게 말하면 정말로 「어떻게든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맞아」
바닐라도 자신의 무기를 들고 일어섰다.
이미 동틀 무렵이었다. 위험한 적지에서 사냥을 하기에는 최적의 시간대이다. 낮과는 달리 사람 눈이 적으면서도 사냥감을 찾기에 부자유할 정도로 어둡지 않다.
우선은 바다로 들어갔다. 숲과 달리 길을 잃을 걱정도 없고, 신전과도 가깝다. 아침식사는 무리라도 빠른 점심식사 정도의 시간에는 식재를 조달할 수 있으리라. 그리 생각하고 선택했으나…….
「아침밥, 늦지 않았네」
바닐라는 어안이 벙벙해 자기 팔 안에서 튀어오르는 물고기를 내려다보았다. 팡이라면 창을 한 번만 휘둘러 잡아도 이상하지 않다. 실제로 그랬다. 하지만, 팡에 이어 자신까지 이렇게나 쉽게 포획에 성공할 줄이야.
「이놈들, 머리 나쁜 거 아니야?」
천적이 없는 곳에 생식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을 모르는 것이 아닌 듯했다. 팡과 바닐라가 다가가면 일단 도망가는 동작은 보였다. 다만, 그 회피행동은 너무나도 느렸다.
「이런 것을 먹어도 괜찮은 걸까?」
쉽게 잡히는 생물은 독이 있거나 맛이 없어 식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이 많다. 이것도 그런 류가 아닌가 하고 두 사람이 생각에 잠겼을 때였다.
「아가씨들 대단하군」
해변에서 목소리가 들려와 무심코 자세를 잡았다. 그만 경계가 소홀해진 것을 후회하며 뒤돌아본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것은 사람 좋아 보이는 노부부였다. 언뜻 보기에 무장은 하지 않았다. 그러기는커녕 노부부는 싱글벙글 웃으며 손뼉을 치고 있다.
「보덤에서는 이런 식으로 물고기를 잡는구나. 재미있어」
「……는 미끼 입질이 안 좋으니 말이야. 낚싯대보다 작살이 적합한 게지. 과연」
이름은 제대로 듣지 못했으나 자기들이 잡은 것은 코쿤에서는 흔한 물고기인 듯하다.
「미안해요. 방해했나 보군요」
「이런, 실례, 실례」
잠자코 있자 노부부는 마음대로 그리 해석하고 미안한 듯한 표정을 띠었다. 그리고 다시 웃는 얼굴로 돌아와 손을 흔들며 떠났다.
「그게 뭐였어」
노부부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드디어 팡이 입을 열었다.
「코쿤 사람……이지」
발각되면 다짜고짜 공격받을 줄 알았다. 그렇지 않아도 여기는 「하늘을 나는 린제(악마)가 둥지를 튼 곳」이다.
게다가 그들의 복장은 그랑 펄스와는 꽤 달랐다. 그것이 코쿤에서의 표준적인 복장이라면 자신들은 한눈에 적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만다.
「하지만, 전혀 경계하지 않았던 것 같아」
「물고기와 똑같이 둔한 건가? 뭐, 노인이니까 그런 건가」
그럴지도, 라고 맞장구를 치려다 바닐라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깨닫는다.
「혹시 방심시키려고?」
「동료를 데리고 올 때까지 시간 벌기인가. 그럴 수도 있겠군」
「그럼 바로 돌아가는 것은 위험하겠네」
「그래. 조금 상태를 살피는 게 좋겠어」
바다에서 나와 신전과는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가만히 몸을 숨기고 있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정보 수집을 하는 편이 낫다. 적지에 고립되어 있는 이상 시간을 헛되이 할 수는 없었다.
만약 적과 다시 맞닥뜨린다면 그때는 그때다. 이쪽도 무기가 없는 것도 아니고, 등 뒤에서 급습당한다 해도 응전할 수 있는 만큼의 훈련은 받았다.
그러나 그 훈련이 도움이 되는 일은 없었다. 응전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다. 적이 습격해오지 않은 것이다. 조우는 했다. 멀리에서 보아 상대가 무기가 없는데다 무경계였기 때문에 이쪽에서는 손을 대지 않았다. 어설프게 자극하지 않고 적의 태도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고도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쳐 지나갈 때 들이칠 것도 상정하고 한순간도 방심하지 않았다. 이쪽은 준비만전이었다.
「무슨 생각이야, 저 녀석들……」
무방비하게 등을 돌린 채 걸어가는 그들을 질렸다는 얼굴로 전송하면서 팡이 중얼거렸다. 바닐라도 동감이었다. 경계심이 지나치게 없다.
「혹시 우리를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아닐까」
「이쪽은 무장했는데? 말도 안 돼」
그렇기에 더더욱 자기들은 적으로 인식되어있지 않은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으면 처음 만난 노부부도, 다음으로 스쳐 지나간 소년 그룹도, 이 정도로 무른 반응을 보일 리가 없었다.
그때, 갑자기 날갯짓 소리가 들렸다. 팡의 창이 등 뒤를 벤다. 날개를 지닌 생물의 기척이 나면 확인하는 것보다 먼저 도망치거나 공격하는 수밖에 없다. 이 정도의 소리라면 큰 녀석은 아니리라. 도망치기보다 공격이다. 바닐라도 옆으로 뛴 후 무기를 거머쥔다.
「에?」
바닐라는 무기를 거머쥔 채, 팡은 창을 빼든 채 그 자리에서 굳었다.
「왜, 이렇게 되지……?」
흰 새가 일도 양단되어 떨어져 있었다. 들고 있는 물고기보다 약간 큰 정도의 새였다.
「요조(妖鳥) 주제에 너무 약하잖아」
이 정도 크기라면 대부분 육식으로, 그 나름의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 본래 이렇게 쉽게 죽는 생물이 아니다.
「나무 열매 같은 것을 먹는 새 아니야? 부리도 발톱도 그리 날카롭지 않고」
바닐라는 완전히 죽은 것을 확인한 후 새의 다리를 잡아들었다.
「그래도 지나치게 약하잖아. 여기가 그랑 펄스라면 눈 깜짝할 새에 절멸이야」
「그렇지. 이런 게 있으면 분명 매일 식탁에 오를걸」
「물고기도 고기도 마음대로 사냥할 수 있는 건가. 시원스러운 곳이군」
덧붙여 야채도 마음대로 얻을 수 있었다. 조금 걸어간 곳에 밭이 있었는데, 이것 또한 무방비했다. 마물을 피하기 위한 울타리도 없고 새를 피하기 위한 그물도 안 쳐 있다. 자유롭게 가져가십시오 라고 말하는 듯한 상태로 작물이 방치되어 있었다.
그런 연유로 적지에서의 첫 식사는 생각지도 못한 식재가 주어졌다. 이제 조리도구나 조미료가 갖추어지면 더할 나위 없었으나 거기까지 바라는 것은 분에 넘치는 것이리라.
신전 안에서 취사를 할 수는 없으니 밖에서 불을 피워 새와 물고기를 구웠다. 불쏘시개로는 의식용 옷과 지팡이를 갖고 나왔다.
「신관이 보면 눈이 뒤집히겠네」
「혹시 천벌받으려나」
「비상사태니까 상관없겠지」
「우리가 살아남는 게 우선이지. 그럼 잘 먹겠습니다-」
두 사람이 동시에 막 구운 고기를 덥석 물었으나.
「으엑!」
「이게 뭐야!?」
또다시 둘이 동시에 베어 물다만 고기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별로 먹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지독히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맛이 연했다. 묘하게 싱겁고 씹히는 맛도 어딘지 신통치 않다.
설마 하고 물고기와 야채도 먹어 보자 이것도 비슷했다.
「야생 새와 물고기는 원래 이렇다 쳐도……」
물고기는 종류에 따라 맛에 차이가 있으니 우연히 꽝을 고른 것이리라. 또한, 야생 새나 짐승은 가축에 비해 대체로 맛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야채는 밭에 있었지?」
바닐라는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였다. 울타리나 그물도 없이 무방비한데다 흙의 질도 좋지 않아 보였지만 물을 주거나 잡초 제거 같은 손질은 되고 있었다. 틀림없이 밭이었다. 그렇다면, 이 야채는 야생종이 아닌 어엿한 재배종이다.
「코쿤 녀석들, 대체 혀가 어떻게 된 거야?」
팡이 투덜거렸다. 투덜대면서도 고기는 확실히 위장으로 밀어넣고 있다. 바닐라도 마음을 다잡고 야채를 씹었다. 공복에는 맛없는 것이 없는 법이다.
식사를 끝내고는 재빠르게 불을 정리하고 신전 안으로 돌아갔다. 정말 묘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움직임이 무딘 물고기에 경계심이 적은 새, 외견이 다른 사람을 보고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이계라는 말이라도 덧붙이지 않는 이상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저기. 내일쯤 마을 안으로 나가 보지 않겠어」
「갑자기?」
「여기에 죽치고 있어 보았자 해결이 안 되잖아」
확실히 정보 수집은 필요하다. 자기들이 언제부터 코쿤에 있는지, 왜 신전째로 끌어올려 졌는지. 알고 싶은 것은 산더미 같이 있었다.
「그리고 조금은 위험한 다리를 건너보는 게 좋아」
「어째서!?」
「사명……이야」
팡이 하얗게 탄 각인에 손을 올렸다.
「적진 한복판으로 가 보면 자연히 기억날지도 모르잖아」
만약 기억해내면 팡은 어떻게 할까. 아니,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다. 싸운다. 그것뿐이다. 그래도.
「그렇게 조바심내지 않아도 괜찮지 않아. 우리 아직 막 깨어났을 뿐이잖아」
「벌써 2일째야. 내일은 3일째. 이제 막 깨어난 게 아니라고」
「그건 그렇……지만」
「혹시 무서운 거야?」
팡의 눈이 부드러워졌다. 그 손바닥이 바닐라의 등을 달래듯이 두드린다.
「걱정하지 마. 오늘 녀석들 봤잖아? 그런 녀석들이 다발로 있어도 우리 둘이 더 강하다고」
역시 팡에게는 말할 수 없다. ……지금은 아직.
「걱정은 안 해. 팡이 함께 있는걸」
머릿속에서 쫓아내 버린 것은 현실에서도 사라져 버리지 않을까? 없었던 일로 할 수 없는 것일까?
문득 싹튼 생각이 빛이 되었다. 그것이 마음을 가볍게 했다.
「응. 각오하고 가 보자. 잘 될 거야」
바닐라는 밝게 웃어보인다. 오늘은 내일에 대해서만 생각하면 된다. 내일 잘 되면 그뿐이다._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