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오 고개에 도착했지만, 반 사부님의 모습은 없었다. 역시 이미 아크제류스로 간 거겠지. 쓸데없이 샛길로 샌 탓이라고 했더니 갑자기 다들 내게 화냈다. 뭐야? 평화에 필요한 사람은 이온이 아니라 친선대사인 나라고 하는 게 뭐가 이상해? 이온 따위는 필요 없잖아, 재수 없게. ……흥, 이런 녀석들과 함께 못 있겠어. 빨리 데오 고개를 넘어서 반 사부님을 만나러 가자. 그럼 이런 녀석들과도 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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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이놈이고 저놈이고 최악이야! 데오 고개를 넘는 도중에 육신장 리그렛이 우리를 습격했다. 습격했다기보다 티아를 설득하러 온 느낌이었다. 이 녀석이 나를 되다만 놈이라고 부른다. 금기인 기술을 부활시켰다느니, 이온도 눈치챘다느니, 나는 영문 모를 소리만 하며 마음대로 이야기를 진행하다니. 나는 친선대사야! 내가 이 중에서 제일 높아! 나는 선택된 영웅이 될 건데! 다 죽어 버려!
내게는 반 사부님만 있으면 돼. 빨리 아크제류스로 가서 사부님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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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의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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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제류스는 독 안개로 꽉 찼고 사람이 많이 쓰러져 있는 더러운 곳이었다. 그런데 다들 병이 옮을 것 같은 녀석들을 돕겠다는 둥 난리를 친다. 그런 것보다 나는 반 사부님을 보고 싶어.
반 사부님이라면 내가 여기에서 무엇을 해야 좋을지 가르쳐 주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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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님은 선발대와 갱도 안으로 간 듯하다. 나도 빨리 따라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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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도로 가려 하자 신탁의 방패(오라클) 기사단 녀석이 제7보석을 발견했다며 티아를 부르러 왔다. 그런데 오라클은 적과 아군이 뒤섞여서 헷갈려. 육신장과 모스가 적이라는 것과 이온과 반 사부님이 우리 편이라는 것밖에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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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는 제7보석을 찾으러 온 것이 본디 임무였는지, 이온도 찬동해서 우리와 따로 행동했다. 그 무뚝뚝한 여자가 없어서 속이 후련하다. 자, 그보다 어서 반 사부님을 따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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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도 안도 사람이 픽픽 쓰러져서 굉장히 위험해 보였다. 그런데 반 사부님 일행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또 애쉬 녀석이 머릿속에 목소리를 보내와서 그 이상 안으로 가지 말라고 한다. 흥, 왜 육신장의 말을 들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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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으로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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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흩어져서 한동안 주위를 조사해 보니 갱도 가장 안에 반 사부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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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님 뒤에는 자오 유적에도 있던 이상한 문(다아트식 봉주였던가?)이 있다. 내가 사부님 곁으로 가자, 사부님은 나와 함께 온 이온에게 뒤의 봉인을 열라고 했다. 아무래도 그 안에 패시지 링이라는 것이 있어서 그곳에서 내가 초진동을 사용하면 독 안개가 사라지는 듯하다. 나와 사부님은 이온에게 봉인을 열게 한 후 안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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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패시지 링 앞에서 반 사부님의 도움을 받아 초진동을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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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빛과 바람이 일었다. 내 안에서 힘이 넘쳐흘러 멈출 수 없었다. 큰 흔들림이 발생하고 아크제류스는 패시지 링과 함께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때가 되어서 애쉬와 티아 일행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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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부터는 나는 어쩐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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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사부님은 나를 레플리카 루크라고 불렀다. 애쉬는 “그러니까 그만두라고 했잖아”라며 나를 욕하고……, 아크제류스는 점점 소멸하고, 무너지고, 나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